“문자가 편해”… 전화 두려운 MZ세대, 60만원 내고 ‘통화법’ 코치받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8일 1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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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하고 있다. 2021.10.05. 뉴시스
서울 시내 한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하고 있다. 2021.10.05. 뉴시스
다른 사람과 전화로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위한 일 대 일 ‘통화 기술’ 코칭 서비스가 미국에 등장했다. 서비스 가격은 시간당 60만 원이나 된다.

미 사업경영 전문 매체 인사이더는 28일 2006년 컨설팅업체 ‘폰레이디’를 설립한 메리 제인 콥스 최고경영자(CEO)를 조명했다. 폰레이디 주 고객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출생)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1990년대 중반 출생)다. 콥스 CEO는 “예전에는 집집마다 벽에 전화기가 걸려있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전화를 걸고 받는 방법을 배웠다”며 “하지만 지금은 집 전화 자체가 사라지고 있고, 최근 세대는 통화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0년대 후반 이후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직접 통화보다는 문자메시지와 이메일, 소셜미디어(SNS)를 이용한 소통에 익숙해진 이들이 ‘전화공포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영국 전화서비스 업체 ‘페이스 포 비즈니스’가 올 6월 사무직 근로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 18~24세 응답자 69%가 전화공포증이 있다고 답했다. 재택근무를 시작한 뒤 불안감이 더 커졌다는 응답은 64%에 달했다. 25~34세 67%도 “지난 1년 동안 불안감 때문에 직장에서 전화를 받지 않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폰레이디가 이 같은 젊은이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가격은 시간당 수십만 원이라고 인사이더는 전했다. 일 대 일 코칭은 시간당 480달러(약 60만 원), 30분짜리 온라인 강의는 365달러(약 46만 원)이며 기업 워크숍은 하루 3500달러(약 444만 원)다. 콥스 CEO는 “많은 젊은이가 누군가 전화로 물어볼 때 즉각 답하지 못할까봐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이 먼저 친구나 가족처럼 익숙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거나, 가상 역할극을 통해 통화하는 법을 연습하도록 만든다고 서비스를 설명했다.

콥스 CEO는 “이메일로는 서로의 목소리 톤을 들을 수 없기에 관계를 구축하기 어렵다”며 “서로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통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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