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Qatar2022] 투혼의 태극전사들 말말말
이강인 “행복하고 짜릿하다”
조규성 “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요”
김승규 “내가 뛰고도 믿기지 않아”
“행복하고, 짜릿하다.”
축구 국가대표팀 막내 이강인(21)은 3일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드라마 같은 역전승으로 16강 진출을 이뤄낸 뒤 이렇게 말했다. 처음 출전한 월드컵 대회에서 한국 축구 사상 세 번째 16강 진출의 주역이 된 이강인은 “모든 한국분들과 마찬가지로 너무 기쁘다”고 했다.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태극전사 26명은 이날 승리 후 모두가 얼싸 안았고 많은 선수가 눈물을 보였다. 자신들이 경기를 뛰고도 결과를 믿기 힘들어했다. 수비수 조유민은 “말도 안 되는 이런 순간에 내가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유민은 포르투갈전에서 한국이 2-1로 역전한 후반 추가시간 3분에 투입돼 경기를 뛰었는데 승리 후 “몸에 소름이 돋는다”고 했다. 골문을 지킨 수문장 김승규도 “내가 경기를 뛰고도 믿기지가 않는다”면서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팀에 많은 도움이 못 됐는데 오늘 경기로 미안한 마음을 좀 덜었다”며 웃었다.
수비수 김진수는 “앞으로의 내 인생에 ‘중요한 스토리’ 하나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김진수에게 월드컵은 8년을 기다려온 스토리다. 김진수는 2014년 브라질과 2018년 러시아 대회를 앞두고 부상을 당해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한국 최고의 왼쪽 수비수로 평가받던 김진수의 대표팀 탈락은 대표팀에도 큰 손실이었다. 김진수는 “(포르투갈전 승리 후) 경기장을 돌 때 집에서 TV로 월드컵을 보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이번 월드컵은 인생 최고의 기억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감격스러워 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경기 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라서 행복하다”며 “저희는 포기하지 않았고 여러분은 우리를 포기하지 않았다”란 글을 남겼다. 손흥민은 한국이 포르투갈을 꺾은 뒤 같은 H조의 우루과이-가나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기다린 시간을 두고 “내 인생에서 가장 긴 6분이었다”며 동료들과 함께 모여 초조하게 기다리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 ‘멀티골’ 주인공 조규성은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적은 태극기를 수비수 권경원과 함께 경기장에서 들어 보이기도 했다.
평소 기자들 사이에서 ‘겸손 인터뷰’로 불리는 미드필더 황인범도 이날의 기적 같은 역전승 후에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황인범은 “제가 평소 인터뷰할 때마다 말을 최대한 조심스럽게 하려 하고 저 자신을 낮추는 편인데, 오늘만큼은 스스로에게 너무 대견하다는 말을 해줘야 할 것 같다”며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포르투갈전 후반 20분에 교체 투입돼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황희찬은 “부상 부위가 아직 완전히 낫지는 않았지만 국민이 응원하는 걸 잘 알기 때문에 더 많이 힘을 냈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이재성은 2차전까지 1무 1패로 조별리그 탈락의 위기에 몰렸지만 선수들 사이에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16강 진출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했다. 이재성은 “우리는 낭떠러지에 있었지만 서로를 믿었고 포기하지 않았다”며 “이런 믿음이 없었다면 16강 진출이라는 결과를 절대 만들어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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