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신규 원전 사업서 中기업 배제… 中 “난폭한 내정간섭” 강력 반발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함께 중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세계질서를 바꾸려는 세력으로 인식되면서 미국과 민주주의 가치 동맹 구성을 추진하는 유럽에서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더 강화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올 6월 처음으로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했다.
수낵 총리는 전날 중국 ‘제로 코로나’ 항의 시위를 취재하던 영국 BBC방송 기자가 공안(경찰)에게 구타당하고 체포된 일을 언급하며 “중국은 우리 가치와 이익에 체계적 도전을 가하고 있으며 이 도전은 중국 권위주의가 강화되면서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의식적으로 모든 국가권력을 지렛대 삼아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며 “영국은 미사여구가 아닌 굳건한 실용주의로 국제적 경쟁자들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재무장관 시절 대중(對中) 온건파로 불린 수낵 총리의 경고 메시지는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BBC방송 기자의 체포 관련 수낵 장관 발언에 대해 “흑백전도” “난폭한 내정간섭” 등의 거친 언어를 쓰며 반발했다. 자오 대변인은 수낵 총리가 중국의 체계적 도전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유럽의 탈(脫)중국화 움직임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나토는 29∼30일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열리는 외교장관 회담 주요 의제로 대중 견제 정책을 다룰 예정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25일 “중국 같은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나토 의존도를 평가하고 ‘중국 도전’에 맞설 대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1일 중국을 방문하는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이 예정대로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게 되면 제로 코로나 항의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 우려를 전달할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며칠 확대된 중국 시위는 유럽 국가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