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멕시코에 공장 대거 건설해 미국 관세 우회

  • 뉴스1
  • 입력 2022년 9월 14일 15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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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사 - 블룸버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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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속담에 ‘상요우정처 샤요우두이처’(上有政策, 下有對策)라는 말이 있다. 위에 정책이 있다면 아래에는 대책이 있다는 말로, 정부의 엄격한 정책도 피해갈 구멍이 있다는 뜻이다.

중국이 멕시코에 공장을 대거 건설해 미국의 대중관세를 우회하고 있는 것.

중국 업체들은 미국의 대중관세가 장기화하자 최근 들어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 인근에 공장을 건설해 미국의 대중관세를 우회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멕시코에서 생산한 제품은 멕시코산이기 때문에 미국이 관세를 물릴 근거가 없다.

멕시코 수도와 미국 국경 사이에 위치한 ‘호푸산’은 최근 중국 업체 10여개가 진출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여기서 생산된 물품을 미국으로 바로 수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호푸산은 미국 관세를 회피하려는 중국업체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3년 전만 해도 호푸산에는 건물이 거의 없었다. 현재 10여 개의 중국 회사가 그곳에 공장을 갖고 있으며, 3개가 더 건설되고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이들 공장에서 약 1만5000명이 일하고 있으며, 이중 약 10%만 중국인이라고 덧붙였다.

이곳에 입주해 있는 중국 업체는 유명 전자회사 하이센스,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항저우 XZB, 가구업체인 쿠카홈 등이다.

재료 및 노동 비용은 일반적으로 중국보다 멕시코가 조금 더 높지만 최근 중국도 인건비가 급상승하고 있어 격차가 크게 줄고 있다.

게다다 코로나19로 인한 운송비용 급증으로 미국과 가까운 곳에서 생산을 해 미국으로 곧바로 수출하면 운송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25%의 관세를 피할 수 있는 점이다.

이는 중국보다 약간 높은 멕시코의 임금과 재료비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이에 따라 중국의 대멕시코 직접투자는 2016년 1억5400만 달러에서 지난해 2억7100만 달러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멕시코가 미국 관세의 피난처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미국이 일본의 자동차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자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대규모로 멕시코에 진출했었다.

중국은 멕시코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은 그동안 제조공장 운영 노하우를 많이 축적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멕시코 이외에 베트남, 태국에도 공장을 건설하고 이를 감독할 화이트칼라 노동자만 파견하는 방법으로 중국 이외 지역에서 상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상요우정처 사요우두이처’라는 중국 속담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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