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머스크 ‘테슬라 상장 폐지 및 자금 확보’ 트윗은 거짓”

사진제공=게티이미지코리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과거 회사를 상장 폐지하겠다는 트윗을 올려 테슬라 주주들에게 집단 소송을 당한 것과 관련해 법원이 머스크의 트윗에 고의적인 거짓말이 포함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머스크가 사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 일부로 테슬라를 상장 폐지할 자금을 확보했다는 거짓 트윗을 올린 것으로 판단한다고 보도했다.

이 사실은 집단소송을 한 테슬라 주주들의 변호인들이 15일 밤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드러났다. 서류는 소송과 관련해 머스크가 전날 한 콘퍼런스에서 한 발언에 이어 추가적인 공개 발언을 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가처분 명령을 요청하기 위해 제출한 것이었다.

머스크는 14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글로벌 강연 플랫폼 ‘테드(TED) 콘퍼런스’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관리들을 ‘그 녀석들(bastards)‘라 부르면서 자신이 자금을 확보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SEC가 공개조사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또한 당시 테슬라가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 측이 SEC와 합의하지 않으면 운영 자금을 중단하겠다고 해서 SEC와의 합의를 강요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그가 당시 상황에 대해 발언을 이어가자 투자자 측에서 머스크가 사건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못하도록 가처분 명령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머스크 CEO가 일부 패소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주주들의 변호사 측은 연방법원 결론에 따라 자신들이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음을 주장했다. 다만 이 결정은 머스크 측이 기밀 사항으로 여기는 증거와 관련돼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2018년 8월 머스크는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에 비상장회사로 만들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고 하면서 자금을 확보됐다는 트윗을 남겼다. 당시 테슬라의 주가는 420달러보다 20% 정도 낮아 그의 트윗은 테슬라 주가를 11% 상승시켰다. 그런데 3주 뒤 머스크는 이 트윗 내용을 백지화시켰다.

이에 SEC는 이 사안을 조사한 뒤 머스크를 증권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이후 머스크 및 테슬라와 합의를 봤다. 그러자 일부 주주들은 머스크의 트윗으로 인해 금전적 손실을 봤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론적으로 이번 소송 배상액이 최대 120억 달러(약 14조 7000억 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보면서도 실제로는 2억 6000만~3억 8000만 달러(약 3200억~4670억 원)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 예상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