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변인 “국가 존립 위협받으면 핵무기 사용”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3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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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으로 불리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실 대변인이 “국가 존립에 위협이 있으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25일 양일간 유럽을 방문하는 가운데 서방을 겨냥한 러시아의 핵 위협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22일 미 CNN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어떤 조건에서 핵을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국가 존립에 위협이 있을 때”라고 답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군사 작전’이라 주장했고 당초 2,3일 안에 우크라이나 전역을 장악할 것으로 자신했던 러시아의 계획이 틀어진 것도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특별군사 작전은 철저히 사전에 설정된 계획 및 과제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며 “누구도 작전이 이틀 정도 걸리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는 심각한 작전”이라고 주장했다. CNN은 러시아의 침공 조력자 노릇을 하고 있는 벨라루스가 조만간 러시아를 돕기 위해 참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날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7개국(G7) 정상과 러시아의 핵위협 대응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제기한 것을 우려해야 한다. 동맹과 함께 비상 사태 및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러시아 국회의원 전원에 대해 미 입국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제재를 가하고, 동유럽에 미군을 추가 배치하는 조치 등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지나 러몬드 미 상무장관과 만난 피오트르 노바크 폴란드 경제개발기술부 장관은 “주요 20개국(G20)에서 러시아를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24일 나토 정상회의에서 화상 연설자로 나서 서방의 지원을 호소한다. 세르기 니키포로프 대통령 대변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화상 연설은 물론 나토의 전체 논의에도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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