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푸틴, 긴장 고조 않겠다 확인”…우크라 “말은 못 믿어”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9일 09시 28분


코멘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긴장 고조를 하지 않겠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부인했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말은 믿지 않는다”며 러시아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전날 푸틴 대통령이 긴장 고조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다만 교착 상태가 해소되려면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당국자들은 앞서 마크롱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전날 회담에서 러시아군이 새로운 “군사적 주도권”을 행사하지 않고, 벨라루스와 합동훈련이 끝나면 러시아군을 철수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푸틴 대통령이 긴장 완화에 동의한 적 없다며 반박에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취재진에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며 “러시아와 프랑스는 어떤 합의도 할 수 없었다. 단순히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프랑스는 유럽연합(EU)을 이끌긴 하지만, 나토를 주도하는 국가는 아니다”라며, 미국을 겨냥해 “이 연합은 매우 다른 국가가 맡고 있다. 그러니 우리는 어떤 합의도 할 수 없었다”고 비꼬았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러시아의 평화 약속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반응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난 말을 그다지 믿지 않는다. 정치인은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때 속을 알 수 있다고 믿는다”며 푸틴 대통령이 긴장 완화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내 노르망디 4개국 정상회의를 개최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노르망디 형식 회담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쟁 해소를 위해 2014년 러시아·우크라이나·독일·프랑스가 결성한 4자 협의체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선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성향 분리주의 반군 간 충돌이 계속돼 왔으며, 노르망디 형식 정상회의는 지난 2019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마지막으로 열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상회의 추진을 위해 며칠 안에 4개국 정치고문들이 회의를 열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독일, 프랑스의 외교정책 보좌관들은 지난달 26일 파리에서 회담했다. 당시 이들은 2주 뒤 독일 베를린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이번 회담에서 민스크 협정 이행도 강조했다. 이 협정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간 내전을 멈추기 위해 4개국 정상들이 2014년 9월과 2015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체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모두 민스크 협정을 지지한다며 “이제 협상 진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병력 13만명을 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방은 크림반도 병합 때처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머지않아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순차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독일 베를린으로 넘어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회의를 가졌다.

[런던·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