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레반 정권 껴안은 中 “압박 대신 격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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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20일 1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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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에 우호적, 1조 달러 희토류에 눈독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 뉴스1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 뉴스1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탈레반에게 점령 당한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대해 “압박이 아닌 긍정적인 방향으로 더 격려하고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탈레반의 해외 자금을 동결하며 옥죄기에 나선 미국과 대조적인 입장이다.

20일(현지시간)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아프간에 대한 유화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아프간 국내 상황을 안정화하고 난민과 이민의 충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내정 불간섭을 전제로 계속해서 아프간 문제에 건설적인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미국이 떠난 아프간에서 중국이 탈레반 정권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영향력을 키워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왕부장은 “아프간 문제가 군사적 해결에서 정치적 해결의 중요한 단계로 이동했다”며 탈레반이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정치체제를 만들어 온건하고 안정적 정책을 추구함으로써 새로운 내전 발발을 막을 것과 국제사회의 건설적인 역할 등을 강조했다.

중국의 친 탈레반 정책은 경제적 이익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CNN은 아프간 전역엔 구리와 철광석 등 광물을 비롯해 첨단 산업 소재로 쓰이는 희토류, 충전용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이 1조 달러(약 1179조 3000억 원) 규모로 묻혀있다고 보도했다. 미 정치전문지 더힐은 아프간에 매장된 희토류 가치를 약 3조달러(약 3537조 9000억 원)로 추정했다.

미국 자산운용업체 얼라이언스번스틴(AB)의 샤밀라 칸 분석가는 중국 측이 발빠르게 아프간과 우호적인 협력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성명을 낸 배경에는 상업적 동기가 존재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만약 중국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탈레반과 동맹을 맺는다면 국제적 기준을 따르도록 국제사회가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은 섣부른 아프간 철군으로 국내외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은 아프간 금융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지난 19일 선언했다. 또 미국 재무부는 지난 주말 동안 아프간 중앙은행이 국제 기금 94억 달러(약 11조 원)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 기금 중 대부분은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묶여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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