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총구 앞 공개 시위 여성들에 쏟아진 찬사 “놀라운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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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19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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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위터 캡처
사진=트위터 캡처
“그 어떤 힘도 여성을 억압할 수 없습니다.”

탈레반의 총구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여성에게 자유와 권리를 달라는 시위를 벌인 4명의 아프가니스탄 여성들 모습이 SNS 상에서 퍼지고 있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 특파원 하미드 모하마드 샤가 본인의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는 히잡을 쓴 4명의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17일(현지시간) 카불 거리에서 탈레반을 향해 여성 권리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모습이 담겼다.

이 여성들은 이슬람 전통 복장이었지만 자신들의 얼굴을 드러내고 탈레반에게 여성 권리를 당당히 요구했다. 이들 옆에는 총을 든 탈레반이 서 있었지만, 이들은 굴하지 않았다.

영상을 공개한 샤에 따르면 이들은 “탈레반,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원한다. 여기에 여성이 있다. 우리는 교육 받고 일하며 사회적으로 활동하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원한다. 어떤 힘도 여성을 무시하거나 억압할 수 없다. 지난 몇 년간 우리가 이룬 성과와 기본권이 훼손되어선 안 된다”고 외쳤다.



이 영상은 SNS 상에서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며, 전 세계 곳곳에서 “놀라운 용기” “경의를 표한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앞서 탈레반은 여러 차례의 성명을 통해 ‘히잡’ 등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부합할 경우 교육·취업 등 여성의 사회적 활동을 보장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수도 카불 점령 후 첫 공식 기자 회견에서 “이슬람법의 틀 안에선 여성의 권리도 존중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날 이들 여성 4명의 공개 시위를 보고도 저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탈레반이 언제까지 여성들이 얼굴을 드러내는 것을 참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여성 인권 탄압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증언들도 계속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탈레반은 집과 호텔 등에 쳐들어가 불시 검사를 하는가 하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조직원들과 결혼시킬 12~45세 여성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는 프랑스24의 보도도 나왔다.

폭스뉴스는 18일 타크하르주의 주도 탈로칸에서는 전날 한 여성이 외출했다가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총에 맞아 숨졌다며 피투성이가 된 여성과 주변 사람들이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공개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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