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차이니스 타이베이’?…대만 공식 명칭 논란 재점화

  • 뉴스1
  • 입력 2021년 8월 4일 1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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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BC방송이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방송에서 대만이나 남중국해 등을 중국 영토로 표시하지 않은 불완전한 중국 지도를 사용했다. © 뉴스1 (트위터 갈무리)
미국 NBC방송이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방송에서 대만이나 남중국해 등을 중국 영토로 표시하지 않은 불완전한 중국 지도를 사용했다. © 뉴스1 (트위터 갈무리)
도쿄올림픽에서 대만의 명칭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만 배드민턴 선수 왕치린은 지난달 31일 도쿄올림픽 남자 복식 결승에서 중국팀을 꺾은 후 소셜미디어에 “난 대만에서 왔다”고 적으면서 대만의 공식 명칭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소식을 접한 한 누리꾼은 “더 이상 ‘차이니스 타이베이’라는 명칭은 없어져야 한다”며 “올림픽에 ‘대만’ 명칭을 써야 한다. 세상에 대만이라는 이름을 보이게 해야 한다”고 적었다. 해당 게시물이 100만 명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사실 도쿄올림픽에서 대만 관련 논란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일본 공영방송인 NHK 앵커는 개회식 생중계 도중 대만을 놓고 ‘차이니스 타이베이’가 아닌 ‘타이완’이라고 언급했고, 미국 NBC방송은 개막식 중계방송에서 대만이나 남중국해 등을 중국 영토로 표시하지 않은 불완전한 중국 지도를 사용해 중국의 반발을 샀다.

또 방송인 서희제는 대만 배드민턴 여선수가 결승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국가의 챔피언”이라고 적었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기업과의 스폰서십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현지 매체는 이번 광고 계약 해지로 그가 3200만 위안(약 57억 원)의 피해를 볼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어떠한 행동도 용납할 수 없다”며 “올림픽은 성스러운 무대다. 더러운 속임수를 제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대만이 어떤 영역에서도 별도로 국가로서 인정받을 권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중국은 정기적으로 국제단체와 기업들에 압박을 가하기도 한다. 현재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나라는 스와질란드, 니카라과, 과테말라 등 15개국에 불과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때문에 대만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중국의 대만 사무 담당 부처인 대만사무국은 로이터통신에 “대만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근거해 ‘차이니스 타이베이’라는 명칭으로 올림픽에 참가했다. 이런 원칙에 도전할 수는 없다. 스포츠 이벤트에서 잔꾀를 부려 독립을 추구하는 것은 막다른 길에 몰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대만의 정체성에 대한 목소리는 중국에 지정학적 도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대만은 지난 2018년 유권자들은 대상으로 도쿄올림픽을 비롯한 국제스포츠대회 참가 명칭을 ‘차이니스 타이베이’가 아닌 ‘대만’으로 할 것인지 국민투표를 실시했지만, 결국 부결됐다.

이는 명칭을 바꾸는 데 따른 중국의 보복을 우려한 데 따른 결정이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도쿄올림픽에서 쏘아 올려진 명칭 논란으로 대만에서는 2024년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국민투표를 재실시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

이런 움직임에 대만 제1야당인 중국국민당의 주석 장치천은 아직은 변화를 추진할 때가 아니라며 “선수들을 이념으로 흐트러뜨리고 혼란을 일으키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편 대만은 현재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5개 등 11개의 메달을 따내 전체 20위를 기록 중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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