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송유관 해킹은 분명한 범죄”… 미-러 갈등으로 비화되나

이은택 기자 , 이은택기자 입력 2021-05-11 17:10수정 2021-05-1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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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해킹 공격을 받아 운영이 중단된 지 4일째인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책임론을 제기하며 범죄자들을 “파괴하겠다(disrupt)”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배후설을 부인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를 언급하면서 미-러 갈등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우리 정보기관들이 지금까지 입수한 정보들에 따르면 아직까지 러시아가 연루됐다는 증거는 없지만 가해자들의 랜섬웨어가 러시아에 있다는 증거는 있다”고 말했다. 랜섬웨어는 해킹 공격에 사용된 프로그램을 말한다. 이어 “그들(러시아)은 이 문제를 다룰 어떤 책임이 있다”며 “우리 행정부는 이번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나도 매일 개인적으로 보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분명한 범죄 행위’라며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 연방수사국(FBI), 법무부와 함께 범죄자들을 파괴하고 기소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것이고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했다. 이날 앤 뉴버거 백악관 사이버신흥기술 담당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FBI는 러시아 해커조직 다크사이드가 범인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직후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이번 일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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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관련 의혹을 부인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러시아를 지목한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미국의 후속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파괴하겠다’는 표현을 쓴 것은 기소 이상의 조치를 취할 것을 암시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이 주말 동안 긴급회의를 열고 돈을 노린 범죄인지 아니면 러시아나 다른 국가가 배후에 있는지 분석했다고 전했다.

다크사이드는 이날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우리의 목표는 돈이다. 특정 정부와는 관련이 없다”며 러시아 배후설을 부인했다. 다크사이드는 지난해 서유럽, 캐나다, 미국 등의 기업을 대상으로 해킹 공격을 시도해 많게는 수백만 달러 상당의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요구했다.

외신들은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운영을 재개하려면 며칠 더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아메리칸항공은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출발하는 장거리 노선 2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송유관 해킹 여파로 항공편이 중단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텍사스에서 뉴저지까지 길이 8851km의 송유관을 통해 미 동부 지역에 하루 250만 배럴의 가솔린, 디젤 등을 공급해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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