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봉쇄 전선 넓히는 美… 쿼드에 ‘기술 연대’까지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1-03-03 03:00수정 2021-03-03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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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등 기술우위 국가 결집 추진… 바이든정부, 반도체 중요성 인식
美생산땐 인센티브 제공 예고… 군사력 경쟁 대신 첨단기술 초점
中견제 ‘기술 민주주의’ 전략… 中, 기술자립 계획으로 맞설듯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겨냥한 아시아 정책의 핵심으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차세대 네트워크 같은 기술을 내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군사력 경쟁이나 ‘관세 폭탄’이 아니라 첨단기술을 무기로 중국에 대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특히 이를 위해 한국과 일본 같은 기술 우위의 민주주의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중국도 4일부터 열리는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기술 자립’을 가장 중요한 의제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는 중국 관영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중국을 타깃으로 한 이런 정책적 움직임을 ‘기술 권위주의’에 맞서는 ‘기술 민주주의(techno-democracies)’라고 부르고 있다. 미사일 비축량이나 병력 규모 같은 기존의 경쟁 틀에서 벗어나 반도체 제조, 양자 컴퓨팅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에서 동맹국들의 결집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를 통해 화웨이 같은 중국 기술 기업들의 차세대 기술산업 진입을 막고 이를 바탕으로 중국의 부상을 억누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과의 패권 경쟁으로 차량, 휴대전화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의 공급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미국의 이런 정책에 가속도를 붙였다. 린지 고먼 마셜펀드 기술담당 연구원은 “기술의 결집체인 반도체가 지정학적 싸움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라며 “미국과 민주주의 파트너들이 비교우위를 가진 기술에 집중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한국, 일본, 대만 같은 핵심 파트너 국가들에 역점을 두는 광범위한 접근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 기업들이 반도체 칩을 미국에서 생산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조치도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칩은 미국이 대중 견제를 위한 역내 핵심 연대로 삼고 있는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자 협의체)’ 강화 계획과 연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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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반도체 칩과 전기차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등 4대 핵심 품목의 글로벌 공급망에 대해 향후 100일간 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제품들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본토 생산 및 동맹국으로부터의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미국의 주요 정보기술(IT) 기업 경영진이 참여하는 NSC 산하 AI위원회도 이날 “AI 기반 무기체계의 개발에 나서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등에 맞서기 위해서는 AI 연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위원회는 2019년 설립 후 2년간의 작업 끝에 의회에 제출한 70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서 “우리의 주요한 정적 국가들은 군사적 분야의 AI 사용에 매진하고 있으며 사이버 공격도 AI로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AI 분야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와 재능, 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2025년까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AI 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일 “핵심 부품의 지나친 해외 의존이 가장 큰 문제다. 이미 미국의 규제로 반도체 공급은 병목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양회에서 기술 자립이 가장 중요한 의제로 다뤄질 것이다. 핵심 소프트웨어 및 장비 등 분야에서 기술 자립을 위해 2025년까지의 5개년 계획도 논의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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