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달러뿐”…주식·국채·금 다 팔고 ‘현금 사재기’ 광풍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19일 12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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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각국 증시가 폭락하고 안전 자산인 금도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데 미 달러화는 3주만에 최고로 뛰었다. 미국 국내와 국제 금융 시장에서 달러 사재기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 한국 원/달러 환율 11년만에 최고 : 19일 오전 한국의 원달러 환율은 장중 40원 넘게 폭등(환율 상승은 가치 하락)하며 1290원을 돌파했다. 이는 11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날 한국 증시가 4%대 급락하면서 이에 따라 환율도 올라간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달러 사재기’가 한창이다. 이른바 ‘달러, 즉 현금이 왕(Dollar King)’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은 제로 수준까지 기준 금리를 인하했다. 낮은 금리는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고, 달러가 흔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조치에도 달러 강세는 7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8일 미 금융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며 현금만이 중요해졌다고 보도했다.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코로나 리세션(침체) 공포에 바닥에 바싹 웅크린채 일제히 자산청산에 나섰다는 것이다.

◇ 주식, 국채 등 자산 청산하고 현금 쥐기 : 안전자산으로 간주되어온 미 국채나 금도 이 상황에서는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에 결국 전세계에서 모든 형태의 자산 청산이 이뤄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특히 가장 안전한 기축통화인 달러를 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는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인덱스는 100을 넘어 2017년 4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기업과 학교가 문을 닫고 미국은 물론 유럽, 아시아, 중동 전세계 인구가 코로나로 인해 칩거에 들어갔다. 당장 월세를 내고 회사를 유지하려면 달러를 사재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 신흥국은 증시 급락이 통화가치 급락으로 이어져 : 특히 신흥시장은 증시 급락과 자국통화 가치 급락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 가뜩이나 주식 폭락세가 지속되는데 이는 신흥 시장의 화폐가치에 치명적이다. 해당 국가 통화 형태였던 주식을 팔면서 달러로 바꿔가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소재 TD증권의 미툴 코테차 시니어 이머징마켓 전략가는 “달러 급등은 이머징 시장에 새로운 충격을 가할 것”이라며 “이는 세계 무역에도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가 확산한 지난 45일 동안 이머징 시장에서 유출된 자금은 300억달러에 달한다고 국제금융협회는 추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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