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여행객에 빗장 거는 지구촌…美-호주 등 ‘입국 차단’ 초강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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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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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진원지인 중국 경유 여행자의 입국을 금지하는 등 방역망을 강화하기 위해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세계 주요 항공사들도 중국 노선 운항을 속속 중단하는 등 14억 인구의 중국 대륙과 세계를 잇는 하늘길과 국경도 좁아지고 있다.

● 공항 뚫린 미국, 입국 차단 초강수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미국은 동부시간 2일 오후 5시부터 바이러스 최대 잠복기간인 14일 이내 중국을 다녀온 외국인(미 시민이나 영주권자의 직계 가족 제외)의 입국을 잠정 금지한다. 미국 내 확진자 8명 중 공항 검역 단계에서 의심환자로 분류된 경우는 1명에 불과할 정도로 공항 검역망이 한계가 커지자 ‘입국 금지’라는 초강수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14일 이내 중국 우한이 속한 후베이성(湖北)을 들렀던 미국인들도 별도 시설에서 14일간 격리될 예정이다. 미 국방부는 최대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군용시설을 제공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각국이 코로나 바이러스 차단에 나서면서 중국이 점점 장벽에 갇히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입국 금지’라는 초강수를 두자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도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도 14일 이내 중국을 다녀온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자국민도 중국에서 들어올 경우 14일간 자가 격리를 하도록 했다. 싱가포르도 모든 중국인과 최근 14일 내에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 베트남, 몽골, 북한은 국경을 폐쇄했다. 일본 정부는 1일부터 중국 후베이(湖北)성에 2주 이내 머무른 외국인과 후베이성에서 발급된 여권을 소지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대만은 2일부터 광둥성에서 오는 중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했다.

● 1만편 이상 항공편 취소, 하늘길 막히는 중 대륙

글로벌 여행데이터 분석회사인 ‘시리움(Cirium)’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됐던 지난달 23일부터 28일까지 중국 국내 및 국제선 9807편이 취소됐다. 중국 항공편의 10.8%의 운항이 중단된 것이다.

앞으로 중국 대륙의 하늘길이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델타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항공은 미국-중국 본토 노선 운항을 3월이나 4월까지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18년 한해에 미국과 중국을 여행한 사람은 850만 명이었다. 호주 콴타스항공도 홍콩을 제외한 중국 본토 노선을 중단했다. 에어뉴질랜드 브리티시항공 에어캐나다도 비슷한 조치를 했다. 카타르항공은 아랍권에서 처음으로 중국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이탈리아 파키스탄은 국가 차원에서 중국노선 운항 금지를 결정했다. 베트남은 5월1일까지 당국의 승인을 받은 경우를 제외한 중국 홍콩 마카오 항공 노선 운항을 금지했다. 러시아는 모스크바를 제외한 지역공항의 중국 노선을 중단했다. 홍콩에서는 의료진들이 반발하자 중국 철도 노선을 중단하고 중국 노선 항공기 운항도 절반으로 줄였다.

세계 제2의 경제대국 중국과 인적 물적 교류가 중단될 경우 관광 무역 등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 등 세계 경제에 타격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는 중국발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발펴하며 “중국은 싱가포르 관광의 매우 큰 수입원”이라며 “우리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캄보디아 경제에 피해를 주고 중국과 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며 중국 여행객 입국 차단조치를 반대했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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