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만나는 北-러시아 정상…김정은-푸틴 ‘케미’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2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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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의 북-러 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24일 만찬이 유력한 것을 감안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늦어도 23일 열차로 평양을 출발해 회담 장소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르면 24일 첫 회동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35)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67)의 ‘케미스트리’가 어떻게 펼쳐질지도 관심사다. 32살 차이가 있지만 여러 공통점도 있는 양 정상이 첫 만남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한다면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또 다른 변수가 될 수도 있다.

◆김정은-푸틴, 케미스트리 잘 맞을까

두 정상은 초면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2001년, 2002년 등 3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한 바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을 따로 본 적은 없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통해 방러 초청을 받은 지 11개월만에 화답했다.

“두 정상 간 케미스트리는 신비할 정도”(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3월 15일 브리핑)라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만큼 김정은-푸틴 조합이 긴밀함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5월 대통령에 당선된 후 20년 가까이 권력을 유지하고 있고, 집권 7년차를 맞은 김 위원장도 장기 1인 집권 체제를 탄탄히 한 공통점이 있다. 서방의 각종 제재를 받고 있는 처지도 같다. 무엇보다 미국이 강조하는 북핵 ‘빅딜’에 맞서 중국과 함께 ‘동시적·단계적 해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동지적 관계다.

여기에 몇몇 개인적 취향도 비슷하다. 사격과 승마 등 각종 스포츠를 즐기는 푸틴 대통령과 농구광인 김 위원장이 스포츠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도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1인 독재자 특유의 마초적 성향도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 의전팀이 김정은이 정상회담에 나설 때마다 상대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는 ‘토킹 포인트’를 준비하는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이) 이번엔 푸틴 대통령의 남성성을 치켜세우며 호감을 사려 할 것”이라고 말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 간 케미스트리는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완전한 이해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 24일 만찬, 25일 정상회담 유력

앞서 김일성은 13번, 김정일은 4번 러시아 정상을 만난 바 있다. 8년 만에 재개되는 이번 북러 정상회담 기간 동안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24일 만찬, 25일 단독 및 확대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22일 북러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24일 특별열차로 하산을 통해 러시아에 들어가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 섬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찬을 하고, 25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처음 러시아 땅을 밟는 김 위원장의 현지 시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러시아 최고 공연장인 마린스키 극장, 극동 최대인 연해주수족관, 러시아 해군 태평양 함대 등을 돌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평양~블라디보스토크는 기차로 약 1100㎞ 떨어져 있고, 최고 시속 60㎞ 가량의 열악한 북한 철도 상황을 고려하면 이동에 22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23일 평양 기차역을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

황인찬기자 hic@donga.com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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