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 “2차 북미 정상회담 왜 하는지 모르겠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11일 0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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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앞으로 3주 이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예정인 가운데 2차 정상회담을 여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미 블룸버그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해 6월 역사적인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핵포기를 거의 진전시키지 않았으며 제재를 무력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미국의 대북협상 책임자는 북미 양측이 비핵화가 무엇인지, 북한이 동의할 조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여전히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양국의 입장 차이로 인해 2차 정상회담이 1차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비핀 나랑 MIT대 정치학 교수는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늦추는 진전이 이뤄진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1차 정상회담처럼) 애매한 결과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두시정연설에서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다면 북한과 큰 전쟁을 하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성과를 자랑하고 있으나 북한 입장에서 보면 대규모 한미군사훈련을 유예시켰다고 자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동북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군사훈련 중단은) 북한에 계속해서 주고 있는 선물이다. 비핵화는 진전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한은 핵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통신은 싱가포르 회담과 2차 정상회담이 북한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인권 및 핵개발에 대한 비판이 몇 년 동안 이어졌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미 대통령 및 한국 정부와 관계를 통해 국제적 정당성을 획득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북한을 “강력한 경제 대국”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한 트윗을 예로 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극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2016년 미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고 평가한 미 정보기관들의 평가보다 이를 부정한 러시아 주장을 더 신뢰하는 듯한 자세를 보인 것처럼, 김정은 위원장도 트럼프와의 2차정상회담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통신은 주장했다.

또 지난해 12월 레세프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한 뒤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를 결정한 사례를 (김정은 위원장이)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수미 테리 전 CIA 분석관은 “김정은의 전략은 트럼프와 같은 방 안에 있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라면서 “김정은이 터키를 보면서 ‘와, 전화 한통화 하니까 시리아에서 철수하네, 좋구만’이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문제는 북한이 궁극적으로 진정 핵포기를 할 것이냐는 점인데, 이에 대해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상원에서 지난달 “핵무기가 체제 생존에 중요하기 때문에” 북한이 핵포기를 하지 않을 것으로 밝힌 것을 지적했다.

반면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미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지난해 실무협상 담당자들보다 더 협상을 잘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1차 정상회담 뒤) 260여일 동안 북한과 미국이 그저 시간을 낭비한 것이 아니다. 협상 전략을 정비하고 협상이 진전될 수 있도록 협상팀을 정비했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칼린 전 CIA 및 국무성 정보분석관도 북한이 비건 븍별대표와 협상을 계속하는 것은 중요한 태도변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 단계에서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당장 최종 결과를 보길 원하는 사람은 실망하고 비판할 것이지만 그렇게 되길 바라는 건 우스운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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