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사회 일본, 어른용 기저귀 처리 문제로 골머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9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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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어른용 기저귀 매장 아사히신문제공
일본 어른용 기저귀 매장 아사히신문제공
초고령 사회 일본이 최근 어른용 기저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령자용 기저귀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사용 후 처리 문제가 새로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19일 일본위생재료공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내 어른용 기저귀 생산량은 78억3600만 장으로 10년 전(45억 장)보다 약 74% 늘어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5명 중 1명이 70세 이상일 정도로 일본 내 고령자 수가 늘고 있는 가운데 기저귀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상황이다.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어른용 종이 기저귀의 일본 내 시장 규모는 881억 엔(약 8832억 원)으로 이미 2012년에 유아용 기저귀 시장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버려지는 기저귀 쓰레기 양도 해마다 늘고 있다. ‘닛폰 종이 기저귀 리사이클 추진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저귀 쓰레기 양은 약 145만t으로 10년 전(84만t)보다 72% 늘어났다. 19일 요미우리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특히 고령화 속도가 빠른 지방이나 시골에서는 전체 쓰레기의 20~30%가 어른용 기저귀일 정도다. 요양원 등 간병시설의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가고시마(鹿兒島)현 시부시(志布志)시의 요양원 ‘카주엔(賀壽園)’에선 기저귀가 전체 쓰레기의 90%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른용 기저귀는 유아용 기저귀보다 2배 이상 커 사용 후 처리 문제가 간단치 않다. 간병 시설 입장에서도 기저귀 소각 비용이 점점 많아져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환경성이 현재 일반 쓰레기 중 5% 수준인 어른용 종이 기저귀가 2030년에 8%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기저귀 처리 및 회수에 관한 재활용 방침(가이드라인)을 정해 내년부터 지방자치단체에 준수를 촉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현재 기저귀를 재활용 중인 지자체 사례 등을 가이드라인에 넣어 다른 지자체에도 전파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이를 실행 중인 지자체도 있다. 돗토리(鳥取)현 호키(伯耆) 마을은 재활용 전문 업체와 함께 기저귀를 고형 연료(SRF)로 재활용해 쓰레기 양을 줄이고 있다. 후쿠오카(福岡)현 일부 지자체에서는 기저귀 내 펄프를 꺼내 건축 자재 등에 쓰고 있다. 생활용품 제조업체 ‘유니참’은 사용 후 기저귀를 소독, 세정 등 재가공을 거쳐 새 제품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일본 정부는 조만간 기저귀 제조업체나 재활용 기술 보유 업체, 지자체 등과 함께 기저귀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범석특파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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