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화웨이만 꼭 찍어 제재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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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5G 기술서 상당한 우위… 3G-4G 선도했던 서구권 상실감
中장교 출신 CEO, 당국과 긴밀… “화웨이 쓰면 中에 정보유출” 우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경계대상 1호’로 여기는 데에는 ‘상실감’과 ‘공포감’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화웨이는 무선 인터넷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자율주행차와 같은 혁신기술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화웨이를 집중 조명한 3월 기사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화웨이를 앞세운 중국이 차세대통신 기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반면 3G와 4G 기술을 선도했던 미국과 유럽은 중국의 빠른 발전 속도에 상당한 상실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기술 도둑질’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기억됐다. 하지만 지금은 통신장비와 관련 소프트웨어 판매 등을 통해 연간 750억 달러(약 83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한해 연구개발에 쏟아붓는 액수만 올해 기준으로 140억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화웨이가 중국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집중 견제를 당하는 것은 아니다. 화웨이의 독특한 창업 및 기업 성장 배경은 미국 유럽의 공포감을 부채질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 창업주 겸 회장인 런정페이(任正非)는 인민해방군의 정보장교 출신으로 여전히 중국당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많은 업계 분석가들이 (런 창업주와) 중국 군사당국의 관계가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믿고 있다”며 “중국 정부와 군 당국이 화웨이를 ‘국가적 챔피언’으로 여기고 시장원칙을 왜곡하는 경제적 지원을 했다는 의견이 많다”고 지적했다. 화웨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은 중국 당국에 정보를 넘기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올 2월엔 미 정보당국 수장들이 나서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공개적으로 권고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우리의 가치에 공감하지 않는 해외 정부(중국)에 휘둘리는 기업이 미국의 통신 네트워크에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화웨이#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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