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美 국방 “한국 정부의 사드 조치, 이해하고 신뢰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3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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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미 국방장관이 처음으로 만나 북핵·미사일 문제를 비롯해 최근 국내에서 불거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절차적 정당성 논란 등을 비롯한 양국 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일각에선 미측이 이번 논란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지만 예상과 달리 “한국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16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을 계기로 3일 25분가량 양자회담을 갖고 사드 배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한 장관은 이 자리에서 최근 청와대 지시로 진행 중인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진상조사 등 일련의 조치는 전적으로 국내에 한한 조치라고 거듭 강조했다. 기존의 한미간 결정을 바꾸거나 미국에 다른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전한 것이다. ‘전적인 국내적 조치’라는 문구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고위 안보 당국자들이 미측 인사들을 만날 때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이다. 사드 배치를 완료하기로 한 한미간 합의를 뒤엎거나 이번 사태가 한미동맹을 흔들기 위한 것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하고 있는 것이다.

한 장관이 이 같은 한국 정부 입장을 전달하자 매티스 장관은 “한국 정부의 조치를 이해하고 신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이 사드를 원치 않는다면 재고하겠다”는 등의 우려됐던 강경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지만 최근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일관적으로 내놓고 있는 외교적인 입장 표명 수준에 그쳤다. 이 때문에 미 정부가 요구하는 ‘사드의 조속한 배치’가 실현되지 않는 한 한미간 빚어지고 있는 미묘한 ‘사드 충돌’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못한 채 한국 정부는 “국내적 조치다”라고 해명하고, 미 정부는 “한국 정부 입장을 존중한다”고 대응하는 ‘의례적인 입장 주고받기’만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앞서 일본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을 포함한 한미일 국방장관은 1시간 20분가량 회담을 갖고 최근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했다. 한미일 국방장관은 회담에서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이 역내와 세계 안보에 있어 시급한 위협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히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포기하고,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추가 도발을 즉각 중단할 것으로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싱가포르=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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