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일 기업인 만나 “일자리 만들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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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동차 빅3 CEO들과 면담
“더 많은 생산공장 美에 건설을… 각종 규제 풀고 세금 줄이겠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이른바 미국 ‘자동차 빅3’ 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은 24일 미국 백악관의 주인(대통령)이 완전히 새로운 인물로 교체됐음을 제대로 체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GM의 메리 배라, 포드의 마크 필즈,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세르조 마르키온네 CEO와 조찬 모임을 갖고 “미국에 더 많은 자동차 제조 공장이 새로 건설되길 바란다. 그를 위해 규제는 완화하고, 세금(법인세)은 감면하겠다”고 밝혔다.

 빅3 자동차 CEO들이 백악관에서 대통령을 만난 건 2011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25년까지 자동차 연료소비효율(연비)을 현재 수준의 2배로 향상시키는 ‘규제’에 따를 것”을 설득하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6년 전 ‘규제 강화 압박’(오바마 전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 압력’(트럼프 대통령)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임에서 “미국에서 판매될 자동차를 만들 새 공장은 미국에 짓기를 바란다”며 과감한 규제 혁파를 거듭 약속했고, 이에 빅3 CEO들은 “(오바마 정부 때 만들어진) 연비 2배 향상 규제도 재고돼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자동차 공장의 미국 신축을 유도하기 위해 환경 관련 규제들을 과감히 풀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고 전했다.

 모임 직후 배라 CEO는 “미국 경제와 자동차 산업을 (더욱) 강하고 경쟁력 있게 하기 위해 어떻게 우리(정부와 기업)가 협력해야 하는지에 대해 광범위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필즈 CEO는 “미국 기업을 어렵게 만드는 대표적 무역 장벽이 환율 조작인데 이 문제에 단호히 대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용기를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마르키온네 CEO도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통령과 의회에 적극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호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부터 일자리 창출과 제조업 부활을 이유로 자동차업계 등에 미국 내 신규 투자를 압박했다. 이에 미국 자동차 빅3를 비롯해 도요타, 현대·기아자동차 등이 잇따라 투자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도 미국 기업 대표들과의 백악관 조찬모임에서 “미국에 공장을 짓는다면 허가를 신속하게 하겠지만 외국에서 만들어 미국에 들여오는 제품에는 국경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모임 직후 자동차 관련 규제 완화와 세금 혜택 등 트럼프 정부의 지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 덕분에 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주가는 각각 0.96%, 2.44%, 5.84% 상승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트럼프#일자리#세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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