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中진출 위해 검열 소프트웨어 개발 中” 논란 점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4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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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검열 소프트웨어를 비밀리에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해 온 중국 당국에 협력하겠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현직 페이스북 직원들은 "특정 지역에서 이용자들의 뉴스피드 노출을 억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조용하게 개발되고 있다"면서 "이 프로젝트는 페이스북의 중국 진출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통제 협력'이라는 명분을 잃으면서도 중국 시장에 집착하는 것은 14억 명에 이르는 거대한 잠재적 가입자들 때문이다.

NYT는 "페이스북이 직접 이 프로그램을 운용하기보다 중국 현지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거나 일정 지분을 투자한 제3의 법인을 통해 이 프로그램을 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중국이 거대한 시장을 페이스북에 열어 주게 된다는 것은 검열 툴이 인권 남용을 위해 사용될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이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정보를 추적할 수 있으면 반정부 게시물을 올리는 사람들이 탄압을 받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테크크런치는 "이것이 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한 엔지니어들이 회사를 떠난 이유"라고 전했다. NYT도 이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해온 일부가 회사를 퇴직했다고 전했다.

아직 페이스북이 검열 툴을 중국 당국에 넘겨준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NYT는 "검열 툴 개발은 페이스북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 가운데 하나"라면서 "이 검열 툴은 아예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우리는 오랫동안 중국에 관심이 있음을 말해왔다"고 밝히면서도 "그러나 중국 시장 접근에 관한 어떤 결정도 내려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NYT는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여러 차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비롯한 중국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고 중국어도 배우고 있다"고 중국 진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음을 강조했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10월 칭화(淸華)대를 찾아 중국어로 강연하고 올해 2월 중국의 설 명절인 춘제(春節)에는 중국어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특히 3월 스모그가 자욱한 데도 마스크도 끼지 않고 톈안먼(天安門) 광장 앞에서 조깅을 하기도 했다. 부인 프리실라 챈은 중국계 미국인이다.

페이스북 접속이 금지된 나라는 중국, 이란, 북한 정도다. 중국은 2009년 7월 위구르족의 분리독립을 위한 우루무치 사태 이후 페이스북 접속을 차단했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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