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눈덩이 올림픽 비용에 ‘비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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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조원 넘을듯… 당초 예산의 3배, 카누 등 3개 경기장 건설 중단 검토

 2020년 도쿄(東京) 올림픽 예산이 당초 계획(7000억 엔)의 3배인 2조 엔(약 22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돼 수영 배구 카누 등 3개 경기장의 건설 중단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28일 도쿄 도 도정개혁본부 조사팀이 8개 시설 중 3개 시설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하루 뒤 도정개혁본부 회의에서 공개한다고 보도했다. 조사팀은 7월 당선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 도지사가 ‘올림픽 개최 비용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해 이달 초부터 조사를 벌여왔다.

 도쿄 만에 건립될 예정인 보트 및 카누 경기장의 경우 건설비가 당초 69억 엔(약 759억 원)이었으나 ‘파도와 바람에 대한 대책이 불충분하다’는 경기단체들의 지적에 따라 시설을 보강하면서 비용이 7배인 491억 엔(약 5401억 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교통이 불편해 접근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건설비로 683억 엔(약 7513억 원)이 투입되는 수영경기장 ‘올림픽 아쿠아틱스 센터’의 경우 대회를 치를 때는 2만 석 규모로 만들었다가 경기 후에는 5000석 규모로 감축할 방침이다. 조사팀은 ‘좌석 수가 너무 많고 인근에 이미 국제 규격의 수영경기장이 있다’며 백지화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배구경기장인 ‘아리아케 아레나’(404억 엔·약 4444억 원)의 경우 “대회 후 활용 방안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사팀은 3개 경기장의 건설을 중지할 경우 도쿄 도의 시설 정비 비용이 4584억 엔(약 5조424억 원)에서 2241억 엔(약 2조4651억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것만 해도 당초 예상한 비용(1538억 엔)보다 50%가량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3개 경기장 모두 이미 설계 시공업체 선정이 마무리된 상태라 백지화할 경우 혼란이 예상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대폭적 변경이 불가피하다”며 “3개 시설 모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또 시설 변경에는 경기단체의 승인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앞서 도쿄 도 등은 이미 2014년에 농구 배드민턴 요트 경기장 신설을 포기했으며 지난해 계획보다 건축비가 두 배로 늘어난 주경기장 설계안을 백지화했다.

 올림픽 비용을 둘러싼 고민은 세계적 현상이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로마의 비르지니아 라지 시장이 “1960년 올림픽 개최 때 진 빚을 아직도 갚고 있다”며 2024년 올림픽 유치 반대 입장을 밝혔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올림픽#도쿄#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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