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가 요동치고 있다. 14일 일본 규슈(九州) 구마모토(熊本) 현(규모 6.5)과 남태평양의 바누아투공화국(규모 6.4), 15일 필리핀 민다나오(규모 5.9), 16일 구마모토(규모 7.3), 17일 에콰도르 에스메랄다스(규모 7.8)와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규모 6.1) 등 연일 강진이 이어졌다.
한반도는 전 세계 지진의 80~90%가 일어나는 ‘불의 고리’에서 비껴나 있다. 그렇지만 과연 안전하다고 볼 수 있을까?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 학과 교수는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한반도는 힘이 천천히 쌓여서 지진이 발생하기까지 재래주기라고 하는 기간이 길지만 발생하게 될 때 최대 지진은 결코 작지 않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조선왕조실록 등의 기록을 보면 규모 7에 육박하거나 그 이상의 지진들이 여럿 나온다. 1952년도에 파경 서쪽에 있는 강서지역에서 발생한 강서지진은 규모 6.3으로 평가된다”며 “한반도는 그간의 지진 규모가 작으니까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에너지가)누적돼서 발생하는 경우 큰 지진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벌(시간 간격)이 굉장히 길다며 “예를 들면 일본은 판과 판이 충돌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마치 부잣집 아들한테 용돈 주듯이 하루에 1000원씩 용돈을 줘서 1만 원이 되는 인형을 살 수 있다면 10일 만에 지진이 발생한다”며 “하지만 한국은 100원씩 저축하는 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한 100일이 걸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반도의 경우 그래서 이 재래주기 규모 7.0에 해당되는 지진은 500~600년(만에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조선왕조실록에도 수차례 규모 7.0에 해당하는 지진이 판단되고 있기 때문에 연거푸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홍 교수는 약 30만 명이 숨진 2010년 아이티 공화국의 규모 7.0 지진을 언급하며 “260년 만에 발생한 지진이었기 때문에 대비가 소홀한 상태에서 큰 피해로 연결됐다”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만약 한 500년 만에 발생하게 된다면 큰 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향후 약 8년 간 ‘불의 고리’에서 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에콰도르에서 발생한 규모 7.8 지진보다 더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 12월 수마트라 대지진 이후 초대형 지진들이 연거푸 6차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런 초대형 지진들은 한 번 발생하게 되면 한 20년 정도 지속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2004년도 발생한 이 지진은 한 8년 정도 더 지속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규슈 앞바다 난카이 해구 지역은 규모 7점대 후반~8점대 초반의 지진들이 규칙적으로 발생하지만 이 난카이 해구 지역을 세분화하면 세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며 “이 세 지역이 한꺼번에 부서지게 될 경우에는 일본 정부 조사에 의하면 규모 9.0에 이르는 초대형 지진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초대형 지진이 발생할 경우, 일본 열도 전체에 지진 발생 빈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도 지각변형을 일으켜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홍 교수의 설명이다.
아울러 홍 교수는 백두산 폭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백두산 하부에 마그마방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핵실험을 크게 할 경우 마그마 분화를 촉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측 연구진도 최근 이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6일자에 따르면 북한 과학자들은 미국, 영국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북한 지역의 백두산 지표면 아래에 마그마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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