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콰도르 ‘불의고리’ 요동…“韓 규모 7 이상 강진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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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18일 1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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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본 NHK·에콰도르 카날 우노 캡처
사진=일본 NHK·에콰도르 카날 우노 캡처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가 요동치고 있다. 14일 일본 규슈(九州) 구마모토(熊本) 현(규모 6.5)과 남태평양의 바누아투공화국(규모 6.4), 15일 필리핀 민다나오(규모 5.9), 16일 구마모토(규모 7.3), 17일 에콰도르 에스메랄다스(규모 7.8)와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규모 6.1) 등 연일 강진이 이어졌다.

한반도는 전 세계 지진의 80~90%가 일어나는 ‘불의 고리’에서 비껴나 있다. 그렇지만 과연 안전하다고 볼 수 있을까?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 학과 교수는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한반도는 힘이 천천히 쌓여서 지진이 발생하기까지 재래주기라고 하는 기간이 길지만 발생하게 될 때 최대 지진은 결코 작지 않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조선왕조실록 등의 기록을 보면 규모 7에 육박하거나 그 이상의 지진들이 여럿 나온다. 1952년도에 파경 서쪽에 있는 강서지역에서 발생한 강서지진은 규모 6.3으로 평가된다”며 “한반도는 그간의 지진 규모가 작으니까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에너지가)누적돼서 발생하는 경우 큰 지진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벌(시간 간격)이 굉장히 길다며 “예를 들면 일본은 판과 판이 충돌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마치 부잣집 아들한테 용돈 주듯이 하루에 1000원씩 용돈을 줘서 1만 원이 되는 인형을 살 수 있다면 10일 만에 지진이 발생한다”며 “하지만 한국은 100원씩 저축하는 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한 100일이 걸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반도의 경우 그래서 이 재래주기 규모 7.0에 해당되는 지진은 500~600년(만에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조선왕조실록에도 수차례 규모 7.0에 해당하는 지진이 판단되고 있기 때문에 연거푸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홍 교수는 약 30만 명이 숨진 2010년 아이티 공화국의 규모 7.0 지진을 언급하며 “260년 만에 발생한 지진이었기 때문에 대비가 소홀한 상태에서 큰 피해로 연결됐다”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만약 한 500년 만에 발생하게 된다면 큰 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향후 약 8년 간 ‘불의 고리’에서 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에콰도르에서 발생한 규모 7.8 지진보다 더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 12월 수마트라 대지진 이후 초대형 지진들이 연거푸 6차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런 초대형 지진들은 한 번 발생하게 되면 한 20년 정도 지속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2004년도 발생한 이 지진은 한 8년 정도 더 지속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규슈 앞바다 난카이 해구 지역은 규모 7점대 후반~8점대 초반의 지진들이 규칙적으로 발생하지만 이 난카이 해구 지역을 세분화하면 세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며 “이 세 지역이 한꺼번에 부서지게 될 경우에는 일본 정부 조사에 의하면 규모 9.0에 이르는 초대형 지진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초대형 지진이 발생할 경우, 일본 열도 전체에 지진 발생 빈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도 지각변형을 일으켜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홍 교수의 설명이다.

아울러 홍 교수는 백두산 폭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백두산 하부에 마그마방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핵실험을 크게 할 경우 마그마 분화를 촉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측 연구진도 최근 이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6일자에 따르면 북한 과학자들은 미국, 영국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북한 지역의 백두산 지표면 아래에 마그마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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