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주요기업 실적개선 요인 분석해보니? ‘엔저 효과’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7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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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과 대규모 리콜사태로 한 때 최악의 위기를 겪었던 도요타자동차가 지난해 2조7505억 엔(약 24조7500억 원)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2조2703억 엔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엔화의 가치는 2007년과 비교해 달러와 유로화 대비 각각 5엔과 20엔이 높은 엔고로 환차익은 2007년이 더 컸다.

김은영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장은 “도요타가 지난해 약 2000억 엔의 인건비를 추가로 올렸는데도 2007년보다 영업이익이 5000억 엔 증가한 것은 단순히 엔저효과가 아닌 지난 7년간 설계변경, 생산설비의 효율화 등 지속적인 원가절감을 시행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일본 주요 기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 단순히 엔저 효과 때문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와 장기간의 엔고 등으로 일본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신기술 개발에 주력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27일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가 발표한 ‘일본 주요기업의 경쟁력 강화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530개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0조4200억 엔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생 전인 2007년(30조200억 엔)보다 4000억 엔가량 늘었다.

무협 도쿄지부 측은 “일본 기업의 실적개선에는 엔저가 영향을 미쳤지만 무엇보다 오랜 불황 속에서도 일본 기업들이 꾸준히 추진해온 체질개선과 연구개발(R&D)이 성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의 간판 전자부품업체인 무라타제작소는 지난해 매출액이 처음으로 1조 엔을 넘어서면서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71% 급증한 2145억 엔에 이르렀다. 이 회사의 실적이 대폭 늘어난 것은 이동통신환경의 변화를 예측하고 스마트폰 부품분야에 집중 투자한 덕분이다. 현재 아이폰과 갤럭시 샤오미 등 세계 스마트폰 빅3 업체는 모두 무라타의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

김 지부장은 “최근 한국 기업들도 원화 강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기술력 향상과 시장 요구에 대한 신속한 대응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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