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일 방한]벡톨 “習 방한, 北압박 요청의 화답… 韓中우호는 美에도 得”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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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日 전문가 인터뷰]
브루스 벡톨 前 美국방정보국 선임 정보분석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하는 것은 미국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미국의 요청에 화답하는 것이다.”

브루스 벡톨 전 미국 국방정보국(DIA) 선임 정보분석관(사진)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가속화될 한중관계 진전은 미국에도 득이 된다”며 “미국이 한중 양국이 가까워지는 것을 우려한다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북핵 문제에서 미국과 완벽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일본 문제에서 동병상련(同病相憐)인 중국과 밀착해 미국에 압박을 넣는 식의 외교를 펼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벡톨 전 분석관은 이어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6자회담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이미 상당 부분 상실했기 때문에 대화 재개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 나오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시 주석 자신도 6자회담 재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지만 적어도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지역적 긴장이 완화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 회담 재개에 나서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또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의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이는 중국에 대한 북한의 시위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벡톨 전 분석관은 “시 주석의 속내는 사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경제이슈에 집중돼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이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조직해 한국에 오는 것이 범상치 않다는 것이다. 그는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것은 북핵 문제와 6자회담이겠지만 사실 시 주석이 속을 터놓고 박 대통령과 논의하고 싶은 것은 경제협력 문제”라면서 “취임 1년 반이 된 시 주석은 경제 분야에서 큰 업적을 쌓는 것이 자신의 권력 공고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벡톨 전 분석관은 이어 “일본이 시 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 각의 결정, 고노 담화 검증 결과 보고서 발표 등으로 갈등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한중 정상이 일본을 강력 비판하는 공식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일본의 군국주의 움직임을 막을 효과적인 제어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이에 대해 지나친 관심을 표명한다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높여주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한국과 중국이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 브루스 벡톨 앤젤로 주립대 교수 〉

―미 해병대원으로 한국 복무
―미 국방정보국 정보분석관
―해병대 지휘참모대 및 공군 지휘참모대 교수
―현 텍사스 앤젤로 주립대 정치외교학 교수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시진핑 방한#브루스 벡톨#북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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