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일 방한]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 겸 동서대 석좌교수 인터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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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日 전문가 인터뷰]

한일 관계 전문가인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사진) 게이오(慶應)대 명예교수 겸 동서대 석좌교수는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보다 먼저 한국을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중국이 과거보다 더 다각적으로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중요하게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코노기 교수는 “(중국이) 한미일 안보체제를 흔들기 위해 한일의 역사 마찰을 이용하고 있다”며 “시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격적인 한미 군사훈련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할지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공조에 틈을 내기 위한 중국의 시도가 한미 군사훈련에 훈수를 두는 방식으로도 표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중의 과도한 밀착을 경계했다. 일본 내부에선 전통적 우방과 경계국이 손을 잡는 모양새인 한중 접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했다. 그는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대화와 협의’라는 남북 균형원칙을 포기하지 않는다. 한국이 중국에 과도한 기대를 가져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북-중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하지만 미국과 일본을 막아줄 완충지대라는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중국이 계속 인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코노기 교수는 이어 “한일 정상회담이 실현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 주석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일본에 큰 심리적 충격을 미친다. 많은 일본인들은 한국의 중국 중시와 일본 경시가 한 몸처럼 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한중 접근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밀어붙이는 아베 신조 정권의 심리적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1일 아베 정권의 각의 결정으로 국민적 반발이 커진 상황에서 시 주석이 한국을 방문함으로써 아베 정권의 안보 정책을 보는 국민의 이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시 주석이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공식 방문하는 것은 북한에 ‘견제의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 주석이 지난해 6월 미국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연 이후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신형대국관계(新型大國關係·중국과 미국이 충돌하지 않고 상호 존중하자는 개념)의 일부로 여기고 있다”며 “북한이 비핵화에 거부하자 중국이 견제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코노기 교수는 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지휘 아래 단거리 미사일을 연속 발사한 것은 중국에 대한 북한의 항의라고 분석했다. 또 북한이 일본인 납북자를 전면 재조사하겠다고 약속하며 일본에 접근하는 것도 중국에 대한 항의 차원이라고 풀이했다.

〈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 〉

―게이오대 법학부 정치학과 졸업
―게이오대 법학부 교수
―고이즈미 준이치로, 후쿠다 야스오 총리 시절 총리자문기구 위원
―현 게이오대 명예교수 겸 동서대 석좌교수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시진핑 방한#오코노기 마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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