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쏟아지는데… 中 주가 선방 日은 폭락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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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주가격차 심화
中 2분기 각종 경기부양책 기대감
日 내수침체-무역수지 악화 딜레마… 글로벌 투자자들 잇달아 발 빼

동북아의 경제대국 중국과 일본의 금융시장이 올해 들어 크게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두 나라의 금융시장이 모두 악재를 맞았지만 중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는 데 비해 일본 시장은 크게 요동치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양국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들의 신뢰와 기대감이 이런 큰 차이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이런 상황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1일 2,047.62로 마감돼 지난해 말 대비 3.2% 하락했다. 반면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20일 14,224.23엔으로 마감돼 12.7%나 급락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부실기업들이 연쇄 부도를 내고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지만 주가는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반면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추진하는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떨어지면서 주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양국 주식시장의 성과가 급격히 벌어진 이유를 전문가들은 양국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신뢰감의 차이’로 설명한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가 더이상 부실을 방치할 수 없는 기업에 한해서만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허용하는 식으로 경기를 ‘관리’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이에 비해 일본 정부에 대해서는 신뢰를 잃으면서 투자금을 거둬들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업계는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7.5%를 달성하기 위해 조만간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의 환율이 작년 말보다 2.6% 상승(위안화 가치는 하락)했지만 중국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것도 금융시장을 교란시키는 ‘핫머니’를 차단하고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상황이 좋지 않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대비 2.7% 하락(엔화 가치는 상승)해 엔화 약세를 통해 수출경쟁력을 높이려는 ‘아베노믹스’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쓸 수 있는 경기부양 카드가 더는 없다는 것도 문제다. 최근 블룸버그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기업의 올해 임금 인상률 전망치는 1%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본 근로자들 중 40%는 ‘올해 임금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임금 하락으로 소비가 줄고 내수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 정부는 아베노믹스를 중단할 수도, 지속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진 상태”라며 “엔화 약세 정책을 지속할 경우 원전을 대신할 발전소를 가동하는 데 드는 에너지원료의 수입가격이 올라 무역수지 적자가 가중되고, 엔화 강세를 방치하면 수출기업의 실적이 악화되는 구조적 문제점에서 상당 기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중국#일본#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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