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 ‘차이나 쇼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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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급감-부실기업 연쇄부도 우려… 日 닛케이주가 2.59% 수직 하강
코스피도 31P 떨어지며 불안

중국 부실기업들의 연쇄 부도 우려가 확산되면서 아시아 증시가 동반 급락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줄어든 점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신흥시장의 경제 불안 양상이 만성화될 조짐을 보이자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당초 기대에 훨씬 못 미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1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1.33포인트(1.60%) 내린 1,932.54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000억 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장 막판까지 지수를 끌어내렸다. 일본 증시는 더 큰 충격을 받았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 2.59% 급락해 지난달 4일(―4.18%)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홍콩 증시도 장중 2% 이상 급락했고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0.17% 내린 채 마감됐다.

이날 금융시장은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중국발 쇼크’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최근 중국 정부는 2월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18.1% 급감하며 무역수지가 230억 달러 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국제상품시장에서 거래되는 구리와 철광석 가격도 폭락했다.

금융 부문에서도 문제가 터졌다. 이달 7일 중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회사채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발생하더니 11일에는 태양광 패널업체인 바오딩 톈웨이바오볜 전기유한공사가 2년 연속 대규모 적자 실적을 발표해 상하이증권거래소로부터 채권과 주식 거래를 일시 정지당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 증시에서는 그간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간신히 연명했던 ‘좀비 기업’들의 도미노 파산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됐다.

일본도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데다 신흥국 경제가 불안해지며 안전자산인 엔화가치가 뛰자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일본의 1월 경상수지는 1조5890억 엔(약 16조4000억 원) 적자로 1985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폭의 적자를 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장중 102엔대까지 떨어지며 아베노믹스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이 올 2분기(4∼6월)에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고 앞으로도 연간 1% 안팎의 저성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1일(현지 시간) 단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주요 신흥국들의 저성장으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정불안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에서는 이날 크림자치공화국 의회가 독립선언서를 채택하고 서방과 러시아 사이의 대치가 길어지면서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아시아 증시#차이나 쇼크#닛케이주#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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