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機 테러 가능성 낮아져… 미궁속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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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여권 사용 2명 모두 中 거쳐 유럽 가려던 이란 청년
말레이 본토 등으로 수색 확대

8일 남중국해에서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편명 MH370)에 위조여권으로 탑승해 수사선상에 올랐던 승객 2명은 테러범이 아니라 중국 베이징을 거쳐 유럽으로 가려던 이란인 청년들로 밝혀졌다.

말레이시아 경찰과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는 11일 이들 이란 청년이 테러단체와 연계됐을 가능성이 없다고 발표하면서 중국을 노린 여객기 테러일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을 향하던 사고기에는 중국인(대만인 1명 포함) 154명을 포함해 모두 239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11일 도난 여권을 소지한 2명 중 1명의 신원이 18세 푸리아 누르 모하마드 메르다드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메르다드는 베이징을 거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해 망명하려 했다며 “테러단체 조직원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인터폴도 이날 도난 여권을 지닌 나머지 1명은 29세 델라바르 세예드 모하마데르자로 확인됐다며 테러 연관성은 없다고 밝혔다. 인터폴은 2명이 이란 여권으로 말레이시아에 입국한 뒤 도난 여권으로 베이징행 사고기에 탑승했다고 설명했다. 로널드 노블 인터폴 사무총장은 “조사를 하면 할수록 (이번 여객기 실종이) 테러사건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당국 역시 사고 발생 나흘째인 11일에도 테러와 관련된 단서가 나타나지 않는 데다 추락 추정 해역에서 여객기 잔해가 발견되지 않자 테러가 아닐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미국 정보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번 여객기 실종이 테러가 아닌 기술적 또는 조종사 문제가 원인일 것이라고 시사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말레이시아 당국은 사고기 수색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사고기가 말레이시아를 향해 회항했다면 기존 수색 범위를 벗어난 곳에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자국 해역과 베트남 영해 중간 수역 외에 말레이시아 본토와 서부 해역도 수색하겠다고 밝혔다.

중국도 추락 추정 해역에 군함과 항공기를 투입한 데 이어 위성 10개를 수색작전에 투입했다. 하지만 위성이 전자신호 등으로 위치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블랙박스 신호를 추적하는 위성은 비행기가 바다에 추락했다면 신호 세기가 매우 약해 위성이 가까이 접근했을 때만 위치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추가로 군함 3척을 더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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