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 한국인들의 정의위한 투쟁 높이 평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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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재단 하탕 대표 인터뷰 “사망후 정국 혼란? 근거없는 얘기”
남아공대통령 “위독하지만 안정상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이미 상당 기간 민주주의를 해 왔다. 우려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셀로 하탕 남아공 넬슨 만델라 재단 대표는 27일 한국 특파원단과의 인터뷰에서 ‘만델라 사망 후 남아공이 다시 흑백 분열과 갈등으로 혼란에 휩싸일 개연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근거가 없다”며 “만델라가 1999년 공식 은퇴한 이후 남아공에서 여러 대통령을 거쳤지만 안정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2011년 ‘만델라 어록집’을 출간하기도 한 하탕 대표는 “우리는 인권과 권리가 존중받는 민주주의 국가를 만들었다. 불평등 수준은 우려되지만 그건 남아공만이 아닌 세계의 문제”라며 “만델라는 1999년 은퇴해 2004년부터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으며 2008년에는 ‘만델라의 날’까지 만들어졌지만 어떤 걱정스러운 사태도 벌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탕 대표는 “만델라는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줬고 같은 생각을 가진 동료들, 다른 나라의 친구들과 함께 일함으로써 더 풍부하고 새로운 유산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해 줬다”고 말했다.

하탕 대표는 만델라의 리더십을 ‘강한 결단력과 봉사 정신, 사심이 없는 희생’으로 요약했다. 이어 “만델라가 인생에서 가장 슬펐던 때는 수감 중에 사랑하는 모친과 아들이 사망했는데도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을 때였다”고 전했다. 반면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만델라가 1994년 첫 민주 선거에서 투표하는 자유를 누렸던 것과 오랜 옥살이 끝에 석방돼 자녀와 손자 손녀를 만났을 때라고 하탕 대표는 떠올렸다.

하탕 대표는 한국에 대한 만델라의 기억을 묻는 질문에 “만델라가 한국을 방문해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국인들이 가장 소중한 ‘정의’를 위해 투쟁했다는 사실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만델라는 1995년과 2001년 두 차례 한국을 방문했고 서울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편 제이컵 주마 대통령은 27일 만델라를 방문한 뒤 발표한 성명에서 “만델라가 전날보다 훨씬 좋아졌다”면서 “여전히 위독하지만 안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8일 저녁 남아공에 도착해 2박 3일간의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프리토리아=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남아프리카공화국#만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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