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은 中 베이징대 총장, 90세 모친 생신 ‘감사의 통곡’

  • Array
  • 입력 2012년 7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병든 남편-모진 가난 속 오직 자식 위해 한평생 바친 시골의 어머니 생신잔치 찾아
부둥켜안고 회한의 눈물

중국 베이징대 저우치펑 총장이 무릎을 꿇은 채 어머니 우메이화 씨의 가슴에 파묻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출처 홍콩 펑황망
중국 베이징대 저우치펑 총장이 무릎을 꿇은 채 어머니 우메이화 씨의 가슴에 파묻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출처 홍콩 펑황망
중국 최고 지성인 65세의 맏아들은 90세 어머니 앞에 무릎을 꿇었다. 어머니 생신을 맞아 온갖 고생을 하며 자신을 키운 어머니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표시였다. 모자는 부둥켜안고 시골 동네가 떠나가라 통곡했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세월과 고통을 씻어내는 회한과 기쁨의 눈물이었다.

중국 베이징(北京)대 저우치펑(周其鳳) 총장이 13일 그의 고향인 후난(湖南) 성 류양(瀏陽) 시의 산골마을인 상부(尙埠) 촌에서 어머니 우메이화(吳美華) 씨의 90세 생신잔치를 치르면서 생긴 일이다.

1943년 이웃 마을에서 시집온 우 씨는 잦은 병치레에 시달리던 남편을 돌보며 온갖 고생 속에 큰아들을 공부시켰다. 한국의 어머니들이 그랬듯이 자식만은 가난을 벗어나야 한다면서 죽기 살기로 매달렸다.

그녀는 외지에서 살며 학교를 다니는 아들의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깊은 산속에서 삼나무 껍질을 벗겨 말린 뒤 파는 일 등 온갖 돈벌이를 했다. 저우 총장의 동생 3명은 학비가 없어 공부를 하지 못했다. 저우 총장은 베이징대에 합격했고 어머니가 손수 만든 헝겊신 한 켤레를 신고 고향을 떠난다.

저우 총장도 부모에게 효성을 다했다. 아버지가 큰 병에 걸리자 1996년 사망 전까지 8개월 동안 베이징의 병원에 입원시켜 아침저녁으로 대소변을 받았다. 어머니를 위해 고향에 작은 집도 지어 드렸다. 2008년 춘제(春節·중국의 설) 때 100년 만에 가장 큰 눈이 내려 교통이 끊겼어도 저우 총장은 가족을 데리고 눈길을 걸어 고향에 갔다.

2011년 베이징대 100주년 기념관에서는 한 유명 가수가 ‘어머니께 드리는 노래’를 불렀다. “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오늘은 당신의 생신, 아들이 집에 못 가는 것은 어머니를 걱정하지 않아서, 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에요.” 이 노래의 작사자는 저우 총장이다. 그는 매년 한두 차례밖에 고향을 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가사로 풀어냈다. 저우 총장의 효심이 전해지면서 13억 중국인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중국 교수#통곡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