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무바라크가 지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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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소장 겸 선관위장 등… 前정권 인사들 요직 장악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축출된 지 15개월이 지났지만 이집트는 여전히 ‘무바라크 네트워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란 프레스TV는 최근 “정권의 수장인 무바라크는 제거됐지만 무바라크에 의해 지명된 군 최고위원회(SCAF)가 과도정부를 이끌고 있고, 무바라크 정권의 암(癌)적인 네트워크가 사법부, 미디어, 재계 등 여전히 생활의 모든 면을 장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의회 해산을 결정한 헌법재판소의 파루크 술탄 소장이다. 2009년 7월 무바라크에 의해 임명된 술탄 소장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장도 겸직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사법부의 임명으로 구성된다.

1979년 설립된 이집트 헌법재판소는 술탄 소장을 포함한 19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재임 중인 재판관 전부가 무바라크 재임 당시 임명됐다. 1981년 무바라크가 정권을 잡은 후 헌재의 독립성과 내부 자유주의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인적 구성을 대폭 변경했다. 미국 VOA방송은 헌재가 무바라크 축출 후 독립성 회복을 위해 노력했지만 일부 재판관이 SCAF에서 자문 활동을 하고 있고 대부분 군부와 가깝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의회에서는 사법부의 의회 해산권을 제한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아흐마드 샤피끄 후보가 대선 1차 투표에서 2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무바라크 잔존세력의 지지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샤피끄 후보는 무바라크 정권에서 총리를 지내 자유주의와 무슬림 세력 모두에게 비판받고 있다. 무함마드 무르시 등 다른 후보들은 샤피끄 후보의 선전에는 지금은 해산된 국민민주당(무바라크 당시 집권당) 지지자들과 무바라크 정권의 비호를 받으며 성장한 재벌들의 지지가 큰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호니크 무라바크#이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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