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 “수리부엉이처럼 너무나 외롭구려”… 독재자들 ‘오글거리는’ 연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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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솔리니 “당신의 거친 남자 사랑, 말해주겠소?”

“당신이 너무 그립소, 타카. 나는 한 마리 수리부엉이만큼이나 외롭구려.”

어느 낭만 시인의 시구가 아니다.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이 아내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이다.

학살과 전쟁으로 수백,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독재자들도 사랑 앞에서는 평범한 남자에 지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CNN방송은 미국 작가 존 커클랜드의 책 ‘거물들의 연애편지(Love letters of Great Man)’를 인용해 한 시대를 피로 물들인 독재자들이 자신의 연인에게 보냈던 연애편지의 내용을 14일 소개했다.

스탈린은 1930년 두 번째 부인인 나댜가 두통 치료를 위해 독일로 떠나자 “이제 일을 끝내고 아이들에게 가보려 하오. 부디 너무 늦지 않게 집으로 돌아오시오. 당신에게 키스를”이라고 쓴 편지를 보내 애정을 표현했다. 스탈린은 부인을 애완견 이름을 딴 ‘타카’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이탈리아 파시즘의 창시자인 베니토 무솔리니는 첫 번째 아내 이다 달세르에게 편지를 쓸 때 자신을 ‘당신의 거친 남자’라고 표현했다. 무솔리니는 “사랑하는 이다, 만약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도 당신은 나만을 사랑한다고 말해주겠소?”라고 썼다.

18세기 프랑스의 정복 군주 나폴레옹은 아내 조세핀에게 자주 편지로 어리광을 부렸다. 나폴레옹은 “많은 날이 지나는 동안 당신의 편지를 못 받았소. 경고하는데 만약 또 늦는다면 나는 아프고 말 것이오”라고 쓰기도 했다.

독재자의 애정을 듬뿍 받았지만 이 여성들의 말년은 행복하지 못했다. 나댜 스탈린은 스탈린과 파티에서 다툰 후 권총으로 자살했고, 이다 달세르는 자신이 낳은 아이와 함께 무솔리니에 의해 보호시설로 보내졌다.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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