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대국’ 日 31년만에 무역적자

  • Array
  • 입력 2012년 1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대지진, 엔고로 ―2조4927억엔… 한국, 대일 적자는 29% 줄어

일본이 지난해 31년 만에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엔화가치 급등으로 생산기지 해외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어 무역적자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대일 무역적자는 전년 대비 29%가 줄어 대일 무역역조가 크게 개선됐다.

25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2011년 무역통계(속보치)에 따르면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가 2조4927억 엔(약 35조9826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일본이 무역적자를 낸 것은 제2차 석유위기 당시인 1980년(2조6000억 엔 적자) 이후 처음이다.

일본 무역적자의 직접 원인은 동일본 대지진이다. 지진과 쓰나미의 타격으로 동북 지방에 집중된 자동차와 반도체 등 전기전자 부품소재 공장의 수출이 크게 줄었다. 실제로 자동차와 전기전자부품의 수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10.6%와 14.2% 감소했다. 반면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 이후 원전 대신 화력발전 가동률을 높여 발전용 원료인 천연가스와 원유 수입액이 각각 38%와 20% 급증했다. 일본에서는 엔화가치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원전가동 정지로 자국 내 전기요금 상승이 불가피해 무역수지 악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현재와 같은 엔-달러 환율이 유지되고 모든 원전이 가동을 멈출 경우 2017년에는 무역적자가 배당금 등 해외투자수익(소득수지)을 초과해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의 대일 수출액은 3조1684억 엔으로 전년 대비 26.5% 증가한 반면 수입은 5조2688억 엔으로 3.5% 줄어 무역적자가 29% 감소했다. 대일 무역적자 감소 폭은 1998년(65.0%)과 1982년(32.1%)에 이어 역대(1965년 이후) 세 번째다. 이전에는 세계 경제 악화로 수출이 부진해지면서 대일 무역적자도 감소한 경우지만 지난해에는 수출이 늘었음에도 대일 무역적자가 줄어 대일 무역역조 개선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