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화성 탐사선 실패는 ‘화성의 저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1일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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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이후 화성 탐사 시도 실패로 점철
"탐사선 포보스-그룬트 26일 지상 추락할 듯"

정상 궤도 진입에 실패해 지구궤도에서 서서히 추락하고 있는 러시아 화성 위성 탐사선 '포보스-그룬트'가 오는 26일께 지상에 떨어질 수 있다고 미국 전략사령부가 10일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미 전략사령부 우주통제시스템은 '향후 60일 이내 우주쓰레기 추락 일자 추정' 제하의 자료에서 37872번의 일련번호가 붙은 포보스-그룬트가 2011년 11월 26일 지상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러시아 우주당국은 포보스-그룬트의 자체 엔진장치 가동을 위한 프로그램 작동 신호를 탐사선으로 계속 보내고 있지만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프로그램이 작동돼 포보스-그룬트에 대한 통제를 회복하지 못하면 탐사선은 지구 중력에 끌려 지상으로 추락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독성 연료와 방사성 물질을 싣고 있는 탐사선이 지상으로 떨어질 경우 심각한 환경오염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 연방우주청에 따르면 탐사선에는 자체 엔진 가동용으로 약 8t의 유독성 연료가 실려 있다. 또 화성 위성의 철 성분 분석용 계측기에 방사성 물질 코발트-57도 소량 실려 있다.

하지만 러시아 우주당국은 방사성 물질은 워낙 소량이라 우려할 수준이 아니며 유독성 연료도 탐사선이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사방으로 흩어져 지상에 추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화성의 저주' 인가 = 포보스-그룬트의 회생 확률이 낮아지면서 벌써 '화성의 저주'를 운운하는 말들이 번지고 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수많은 화성 탐사 시도가 대부분 실패로 끝난 것이 화성의 저주 때문이란 속설이다.

2003년 발사된 영국의 화성 착륙선 '비글 2(Beagle 2)' 탐사선은 화성 대기권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지상과 교신이 끊겨 실종됐다.

1999년 미 항공우주국(NASA)이 쏘아 올린 화성 탐사선 '마스 폴라 랜더(Mars Polar Lander)'는 착륙 도중 부서지고 말았다.

옛 소련 시절 러시아가 발사한 16개의 화성탐사선 가운데 목적지에 도달한 것은 고작 5개였다.

러시아는 지난 1996년에도 '마르스-96'을 발사했으나 정상궤도에 진입시키는데 실패했다. 궤도에 진입시키는 역할을 하는 가속블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결국 태평양 상에 추락하고 말았다.

포보스-그룬트는 러시아가 15년 만에 야심차게 재시도한 화성 탐사 프로젝트였다. 이 시도마저 다시 실패로 끝날 확률이 높아지면서 '화성의 저주'가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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