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부 휴양지 버지니아비치, 50년내 수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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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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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영향 해수면 급상승… “제방으론 역부족, 내륙 이주시켜야”
환경보호국 “건물 신축 금지법 필요”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지구촌을 위협하는 심각한 위기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미국 버지니아 주 최고 휴양도시 중 하나인 버지니아비치와 해군기지가 있는 노퍽의 해수면 상승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는 27일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경우 50년 안에 버지니아비치가 형체도 없이 수면 아래로 사라져 ‘워터월드’가 될 수도 있다”며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해수면 상승을 다스릴 새로운 사고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3500만 년 전 운석이 지구에 떨어지면서 생긴 이 지역은 빙하기에 생긴 단층대에 자리 잡고 있어 아래로 가라앉는 힘이 강하다.

평소에는 200만 명의 주민이 살지만 휴가철이 되면 방문객이 3배 이상 늘어나는 버지니아비치는 부자들의 별장이 많은 곳. 미국 동부 해안지역에서만 따지면 플로리다 주에 이은 제2의 휴양지이기도 하다.

태풍의 피해에 심심찮게 노출됐던 버지니아비치가 최근까지 해수면 상승에 대처해 온 방식은 제방을 쌓거나 건물 주변에 차수벽을 올리는 것이었다. 1954년 육군 공병대가 만든 매뉴얼이 기본이 됐다.

하지만 이달 초 미 환경보호국(EPA)은 “다음 세기까지 버지니아비치 지역의 해수면 상승은 14∼17인치(35.6∼43.1cm)를 기록할 것”이라며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제방이나 호안(護岸) 건설로는 바다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제방 제작비는 마일(1609.3m)당 3500만 달러 정도가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해양대기청(NOAA)과 EPA가 제시한 대안은 자연의 힘에 거역하지 말고 순응하는 방식이다.

현재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시해 자발적으로 해안에서 떨어진 내륙으로 이동하도록 권장하라는 것. 해수면이 상승해 침수할 경우 현재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나 자산에 가해진 피해에 대해 주정부나 시가 책임질 수 없다는 점을 공지하는 것도 은근한 압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PA 제임스 티투스 연구원은 “지금이라도 위태로운 지역에 계속 건물을 짓는 행위를 막을 법령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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