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中간체자 확산 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7일 1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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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교류 급증하자 '중화문화' 수호위해

대만-중국 간 교류가 갈수록 확대되면서 대만 정부 사이트들과 민간에서 중국이 사용하는 간소화된 한자인 간체자(簡體字) 이용이 늘어나자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제동을 걸었다.

마 총통은 "대만이 중화문화 수호자의 역할을 계속하기 위해 모든 정부 문건과 웹사이트들은 (전통적 한자 서체를 간직한) 정체자(正體字) 위주로 운영하여 전세계가 한자의 아름다움을 인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15일 지시했다고 총통부 판장타이지(范姜泰基) 대변인이 밝혔다.

총통은 이어 16일 중국이 각종 문화를 파괴하던 문화대혁명(1966~1976년) 당시 장제스(蔣介石) 총통이 중화문화 부흥을 위해 정체자 사용을 지시했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니 확실히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밝혀 간체자 사용에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마 총통은 또 "정체자를 번체자(繁體字)라고 부르는데 나는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상용 한자 7000¤8000개중 간소화된 글자는 2000여개에 불과하고 절대 다수가 원래글자 그대로인데 왜 모든 글자를 통칭해서 간체자로 불러야 하느냐? 이는 부정확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대만에서는 번체자의 한자 '번(繁)'자가 번잡하고 거추장스럽다는 느낌마저 주기때문에 바른 글자라는 의미의 정체자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하고 있으며, 간체자라는 표현도 부정확하다고 보기때문에 간화자(簡化字)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우둔이(吳敦義) 행정원장(총리)도 16일 "정체자 사용은 행정원(중앙정부)이 줄곧 견지해온 일관된 입장이다. 이는 중화문화의 전승이며 홍콩은 대만보다 중국 대륙 관광객이 더 많은데도 간체자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륙 관광객이 대만에 오는 주요 목적은 양안의 서로 다른 문화 풍속을 체험하기 위해서이며, 정체자는 풍부한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어 간체자가 대체할수 없고, 대륙 관광객은 대만 문화의 특색과 전체적 모습을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총통의 발언 직후 교통부 관광국은 15일 웹사이트에서 간체자판 운영을 중단했으나 대륙위원회와 대중(對中) 협상 창구인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 등은 업무 수요에 따라 간체자판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광국도 대중 관광 교류, 협상 창구인 산하 '대만해협양안관광여유협회(臺灣海峽兩岸觀光旅遊協會)' 사이트의 간체자판은 계속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을 상대하는 민간 기업, 호텔, 식당들도 웹사이트, 선전 전단, 메뉴 등에서 고객 편의를 위해 간체자를 계속 사용하거나 오히려 늘릴 계획이다.

이번 마 총통의 '정체자 위주 운영' 지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간체자 사용 금지' 지시가 아니기때문에 앞으로도 대만 정부 문건과 사이트들에서 업무 필요시 지금처럼 간체자가 사용되고, 민간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디지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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