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은 죽고 보스니아 전범 믈라디치는 잡히고…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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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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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고있는 학살자-테러범

역사의 정의를 세우려는 지구촌 차원의 노력이 간단없이 이어지고 있다.

보스니아 내전 학살 주범 라트코 믈라디치가 체포된 데 이어 26일 르완다 대학살의 주범 베르나르 무냐기샤리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체포됐다. 무냐기샤리는 1994년 르완다 내전 당시 무장세력 지도자로서 80만 명을 학살한 장본인으로 국제사회의 추적을 받아 왔다. 그는 곧 탄자니아 아루샤에 있는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ICTR)에 인도된다. 17년 만에 정의의 법정에 서게 되는 것이다. 다음은 누굴까.

현재 국제사회의 수배를 받고 있는 반(反)인륜 범죄자 목록의 앞부분에는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이 올라 있다. 30만 명 이상이 숨지고 1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수단 다르푸르 학살을 묵인하고 지원한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기소된 상태다. 또 민간인을 공격하는 조지프 코니 우간다 반군 ‘신의 저항군(LRA)’ 지도자와 어린이를 전투에 참여하도록 강요했던 장 보스코 은타간다 콩고민주공화국 반군 지도자도 주요 수배자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66년이 지났지만 나치 전범 용의자를 쫓는 노력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나치 친위대인 SS의 돌격대장이었던 알로이스 브루너와 생체실험으로 유대인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의사 아리베르트 하임이 대표적인 수배자다. 두 명 모두 생존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독재권력 시절 의문사를 당한 인사들의 죽음의 진실을 규명하려는 노력도 한창이다. 칠레정부는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최근 시신을 발굴해 법의학 분석에 들어갔다. 1970년 폭력혁명이 아닌 민주적 선거로 선출된 첫 사회주의 정권을 이끌며 주목받았던 아옌데 통령은 1973년 피노체트가 이끌던 군사 쿠데타 도중 피델 카스트로가 선물한 AK-47소총으로 머리를 쏴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노체트 군부에 의한 살해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칠레 정부가 진상조사를 시작한 것이다.

20세기의 대표적인 칠레 시인이며 노벨상 수상자인 파블로 네루다의 사인(死因)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마추픽추의 산정’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네루다는 69세 때인 1973년 피노체트 군부 쿠데타 발생 12일 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발표됐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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