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인터뷰 “남북관계 회복 기여하고 싶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5일 13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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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엘더스(The Elders) 회원들과 26일 방북길에 오르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25일 "북한과 관련한 문제를 남북한 사이의 문제라기보다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라는 시각에서 바라봐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은 25일 방북을 하루 앞두고 베이징 래플스 호텔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또한 디 엘더스가 남북한 사이의 우호적 관계 회복에 기여하고 싶다는 희망의 뜻도 피력했다.

아울러 함께 방북하는 마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은 "엘더스의 이번 중국, 한반도 방문은 함께 하는 첫 여행"이라며 "기본적 접근방법은 갈등은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고 인도주의적 부분에서 도움을 줘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로 브룬트란드 전 노르웨이 총리는 "엘더스의 활동은 아시아 지역 이외에도 유럽의 키프로스 갈등지역에도 집중됐다"며 "키프로스에서 갈등 대상 간에 대화를 촉진시키고 젊은이들 간에 공동 여행을 주선하는가 하면 실종자 유해를 함께 보면서 역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 지를 느끼도록 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음은 디 엘더스 방북단의 단장을 맡은 카터 전 대통령과의 문답.

-북한의 인도주의적 실상과 관련해 어떤 논의가 이뤄질 것인가.

"작년에 이어 북한의 초청을 받아서 방북한다. 한국이 현재 북한에 식량지원을 중단한 상태에서 아동, 임산부 등 식량 부족으로 심각한 영향을 받는 북한 사람들이 있다. 따라서 이번 방북에서는 비핵화는 물론 식량 위기 등 인도주의 문제도 다루게 될 것이다. 북한과 관련한 문제는 남북한 사이의 문제라기보다는 한반도 및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라는 시각에서 바라봐 주기를 바란다. 북한과 상호 대화 및 신뢰를 제고할 가능성을 탐색해 볼 생각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예정인가.

"구체적으로 누구를 만날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 과거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 북한은 절대 미리 누구를 만날지 알려주지 않고 항상 자기들이 결정을 해 왔기 때문에 현재로는 알 수가 없는 상태다."

-한국 정부가 디 엘더스의 방북 때 천안함과 연평도에 관한 남한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해달라고 요구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구체적인 메시지를 갖고가는 것은 없다. (남북한이) 직접적으로 대화를 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다만 우리가 이해하는 것에 대해서 그들(북한)도 이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 한국에서 기자회견을 하게 되면 누구를 만났고 어떤 얘기를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겠다."

-전용수 목사가 북한에 억류돼 있다. 이번 방북에서 그의 석방 논의도 이뤄지는가. 석방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작년 8월에는 그렇게 해서 (아이잘론 말리 곰즈를) 데려올 수 있었다. 이번에는 석방 문제와 관해서 북한과 서로 계획된 바는 없다. 이번에도 전용수씨의 가족들이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편입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북한은 이미 유엔에 가입해 있듯이 국제사회의 일원이라고 생각한다. 북하은 50년 동안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남한과 북한이 과거 편안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그리고 엘더스가 그런 우호적 관계의 형성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다음은 방북 취지를 설명하는 별도의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온 기자들과 카터 전대통령과의 문답이다.

-북한에서 누가 디 엘더스를 초청했는가.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문제 해결 등에서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북한 최고 지도자로부터 초청을 받았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북한에 다녀온 뒤 그들(북한)이 말한 것을 최대한 정확히 전할 것이다. 우리가 평양에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에 대해 미리 선입견을 갖지는 않겠다."

-얼마나 많은 북한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세계식량계획은 북한의 배급량이 평균적으로 1천400칼로리에서 700칼로리로 낮아졌다고 보고했다. 이는 끔찍한 상황으로 우리는 북한에 대한 지원을 끊은 남한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이 이 같은 상황을 완화할 수 있도록 돕기를 희망한다."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의 친서나 메시지를 갖고 북한에 가는가. 중국 관료 중에는 누구를 만나나.

"북한에서 누구를 만나게 될지는 모른다. 우리는 김정일 또는 김정은을 매우 만나고 싶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매우 기쁠 것이다. 그리고 오늘 밤 중국의 외교장관과 중국의 대북 전문가들을 만날 계획이다. 나라 전체에대한 제재가 이뤄질 때 대부분의 경우 일반 국민이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지도자들은 가장 적은 고통을 받게 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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