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캠벨 이례적 동시 방중…북핵협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7일 14시 23분


코멘트

北외무성 미국국 인사 대거 동행한듯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7일 오전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했다.

김 부상은 이날 베이징 서우두 공항 3터미널에 도착해 활주로에서 중국 외교부 측이 제공한 차량 편으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이날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캠벨 차관보의 중국 방문을 확인해준 뒤 "중미 양국은 밀접한 소통을 하고 있으며 캠벨 차관보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와 공통 관심사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계관 부상과 캠벨 차관보는 각각 중국의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를 만나 6자회담 재개와 북한 우랴늄 농축 프로그램(UEP)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김 부상과 캠벨 차관보가 동시에 중국을 방문했다는 점을 들어 베이징에서 이들의 접촉 가능성 및 중국을 매개로 한 3자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상은 주중 북한 대사관이 아닌 중국 외교부 차량을 이용해 외교부를 방문했으며 이에따라 일단 중국측 6자회담 카운트 파트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나 오찬을 겸한 북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 부상을 수행한 인물들이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북핵 문제를 전담하는 북한 외무성 미국국 인사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상과 캠벨 차관보의 이번 방중은 러시아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무차관이 지난달 초 베이징에서 중ㆍ러 회담을, 같은 달 11¤14일 평양에서 북·러 외무부간 정례 협의회를 계기로 6자회담 재개조건과 북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등을 논의하고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울러 우리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조현동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은 지난달 15일 러시아를 방문해 북ㆍ러 회담 결과를 통보받고 의견을 조율했으며, 지난달 29일 베이징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과 다음날인 30일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우다웨이 대표간 회담이 열린 바 있다.

북한 측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중단과 평화협정 체결 논의 선행 주장 등을 접고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여왔으며, 따라서 김 부상의 이번 방중을 통해 '추가적인' 입장 변화를 보일지 주목된다.

지난달 북·러 회담에서 러시아측은 ▲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의 임시 중지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의 영변 핵시설 복귀 ▲ 북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관련시설 사찰 실시 등을 요구했으나 북한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중국이 유엔 안보리 순회 의장을 맡아 북한의 UEP 문제가 안보리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으나, 이달 들어 의장이 교체돼 미국 등의 강력한 요구로 안건 상정이 예상되자 이에 '대응'하려는 차원에서 김 부상이 방중한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김 부상의 방중 카드는 그동안 남북한 대화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핵 6자회담 재개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가운데 북ㆍ중 양국이 조기 재개의 드라이브를 걸려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