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후쿠시마 원전 복구 사투

  • Array
  • 입력 2011년 3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1호기 100도 초과… 노심용융 가능성
3호기 원인모를 검은색 연기 또 발생

6기의 원자로 모두 전력공급이 이뤄지며 호전됐던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상황이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23일 오후 3호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검은 연기가 피어올라 작업원이 긴급 대피했고 1호기의 원자로 압력용기의 온도가 일시적으로 400도까지 과열된 것이 확인됐다. 원전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다 해도 이미 열흘 넘게 상당량의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면서 인접 지역으로 퍼지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상황 호전과 악화 반복하는 원전

후쿠시마 1원전 5, 6호기에 전력이 완전 공급돼 냉각펌프가 작동하기 시작한 데 이어 나머지 원자로에도 전력공급이 부분적으로 재개된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원자로가 완전히 안정화되기까지를 5단계로 분류할 때 5, 6호기는 냉각장치가 가동하는 4단계까지 갔고 3호기도 중앙제어실에 전력이 공급된 3단계까지 진전됐다. 나머지 1, 2, 4호기는 부분적인 전력공급 단계인 2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조만간 중앙제어실 전기 공급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원전의 주제어실이 가동된다는 것은 조명 센서 등이 정상가동돼 원전 내부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각 원자로는 여전히 매우 위험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21일과 22일 원인을 알 수 없는 회색 연기가 피어올랐던 3호기에서는 23일 오후 4시 20분 검은색 연기가 또 발생해 현장 긴급 대피명령이 내려졌다. 장소는 이전과 같은 사용후핵연료 보관 수조가 있는 곳이다. 자세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NHK는 긴급방송에서 “검은색 연기는 화재로 인해 뭔가가 타고 있을 개연성이 높은 우려스러운 신호”라고 풀이했다.

12일 첫 폭발사고가 일어난 1호기의 원자로 과열도 우려스럽다. 원자력안전보안원에 따르면 23일 오전 1호기 원자로를 둘러싸고 있는 압력용기의 온도가 400도를 넘었다. 이는 압력용기 내부의 평소 운전 시 온도(약 280도)보다 훨씬 높은 것은 물론이고, 내온 설계온도인 302도를 100도 가까이 웃도는 것이다. 원자로에 냉각수를 급히 주입해 오후 2시경 322도까지 떨어졌지만 노심이 고열로 타 녹아들어가는 노심용융 현상을 배제할 수 없다. 노심용융이 일어나면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대거 생성돼 대기 중으로 누출될 위험이 높아진다.

○ 열흘 넘게 누출된 방사성 물질도 문제

원자로 안정화 작업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방사성 물질 검출 지역이 계속 확산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22일 원전에서 200km나 떨어진 도쿄 도심의 수돗물 정수장에서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된 것도 방사성 물질 확산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제임스 라이언스 핵시설안전책임자는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 누출이 계속되고 있으며 심각한 것은 어디에서 나오고 있는지 정확히 모른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신문은 각 원자로 건물 수조와 제1원전 내 별도 공용 수조에 각각 보관돼 있는 4546개와 6375개의 폐연료봉 묶음이 방사성 물질 누출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