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지금 어디있나요]꼭 찾을 겁니다…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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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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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다이 인근 바닷가 살던 언니 엿새째 소식 끊겨… “매일 기도”
한 살배기 딸과 친정 간 아내 외신기자 통해 “생존” 알려와

동일본 대지진으로 실종된 박형숙 씨(44·여)를 찾기 위해 한국의 가족들이 만든 ‘사람을 찾습니다’ 전단. 남기연 씨 제공
동일본 대지진으로 실종된 박형숙 씨(44·여)를 찾기 위해 한국의 가족들이 만든 ‘사람을 찾습니다’ 전단. 남기연 씨 제공
《 동아일보는 일본의 가족·지인과 연락이 끊긴 분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메일(find@donga.com) △동아닷컴(dongA.com)의 ‘지금 어디 있나요’ 코너 △트위터(@dongamedia)에 찾는 분의 이름과 사연 등을 남겨주세요. 》
“사람을 찾습니다. (키) 163cm, (몸무게) 53kg 한국인이며 쌍꺼풀 수술을 했음. 리쿠젠타카타 시청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었음.”

동일본 대지진으로 실종된 박형숙 씨(44·여)를 찾기 위해 가족들은 한국어와 일본어로 된 실종자 찾기 전단을 만들어 조만간 일본으로 달려갈 계획이다. 전단엔 ‘여러분의 신고와 제보가 한 가족을 살릴 수 있습니다’라는 애절한 호소를 담았다. 박 씨의 올케인 남기연 씨(32·광주)는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연로하신 시어머니께서 충격을 받으실까 봐 말씀도 못 드리고 속이 타들어가고 피가 마를 지경”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2008년 일본의 한 출판사에서 번역 일을 하기 위해 일본에 건너갔다가 리쿠젠타카타 도심에 ‘청출어람’이라는 한국어학원을 개설했다. 11일 지진으로 박 씨와의 연락이 끊어지자 가족들은 주일 한국대사관 페이스북에도 신고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남 씨는 16일자 동아일보 A1면에 게재된 ‘지금 어디 있나요’ 사고(社告)를 보고 A6면의 리쿠젠타카타 르포를 쓴 현지 취재기자에게 e메일을 보냈다. 현지 상황을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서였다. 동아일보는 취재 기자를 다시 리쿠젠타카타 시로 보내 박 씨의 생사를 알아볼 계획이다. 남 씨는 “그동안 시누이 혼자 얼마나 무서웠을지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며 “동아일보를 통해 무사하다는 소식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미숙 씨(45)도 미야기 현 히가시마쓰시마 시에 사는 언니 김미애 씨(일본명 今野美愛·49)와 연락이 닿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언니는 1993년 건축업을 하는 일본인 형부와 만나 결혼해 현지 대학과 고교에 다니는 두 딸을 뒀다. 언니가 사는 곳은 공군기마저 힘없이 쓸려갔던 자위대 부대 근처 바닷가라고 한다. 김 씨는 “3월 5일에도 통화를 했는데 그땐 정말 이런 일이 날 줄 몰랐다”며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기도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에 사는 김형옥 씨(51)는 이시카와 현 고마쓰 시에 사는 외삼촌 정우현 씨(85)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동아일보에 알려왔다. 김 씨는 “이시카와 현은 지진이나 지진해일 피해가 크지 않지만 11일 이후 현재까지 전혀 연락이 안 된다”고 전했다. 정 씨는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가 현재까지 부동산 관련 회사를 운영해왔다.

일부 동아일보에 가족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던 사람들은 가족의 생환을 극적으로 확인하는 기쁨을 누렸다. 인천에 사는 김미경 씨(40·여)는 미야기 현 가쿠다 시에 살고 있던 언니 김영란 씨(45)와 연락이 두절돼 애를 태우다 15일 오후 언니의 생존을 확인했다고 알려왔다.

북한인권정보센터 김인성 연구원(31)도 일본 외갓집에 갔던 한 살짜리 딸과 일본인 아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14일 밤늦게 확인하고 안도했다. 그의 아내는 취재를 하고 있던 외국인 기자에게 남편의 전화번호를 적어주면서 “살아있다는 것만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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