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이집트]국제유가 쥐락펴락 수에즈운하 - 수메드송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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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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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00만배럴 수송 ‘대동맥’… 운하, 벌써 운영 차질

이집트 사태가 악화되면서 수에즈 운하와 수메드(SUMED·Suez-Mediterranean) 송유관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중동산 원유를 세계 곳곳으로 흘려보내는 ‘대동맥’ 역할을 하는 두 시설이 이집트 시위로 폐쇄될 수 있다는 우려만으로도 국제 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만약 이집트 사태가 악화돼 두 시설 중 한 곳에 실제로 피해가 발생하면 세계경제는 공황(패닉)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

현재 수에즈 운하는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운영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 측은 “(수에즈 운하의 지중해 쪽 항구인) 사이드 항과 알렉산드리아 항이 부분적으로 개방되거나 전면 운영되지 않아 영업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 동북부에 있는 수에즈 운하는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는 항로로 유조선들이 원유를 나르는 중요한 길목. 1869년 개통돼 영국과 프랑스 등이 지배권을 놓고 다투다가 1956년 이집트가 국유화한 뒤부터는 이집트 재정의 주요 원천이 됐다. 이집트 정부가 통과 수수료를 받기 때문이다. 운하 근처에 서북쪽 방향으로 200마일(약 322km) 뻗어 있는 수메드 송유관은 주로 원유를 홍해에서 지중해 방향으로 나른다.

이 두 시설이 하루에 세계 곳곳으로 나르는 원유의 규모는 약 300만 배럴로 추정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09년 기준으로 수에즈 운하가 하루 평균 약 180만 배럴, 수메드 송유관이 약 120만 배럴을 운송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두 곳 중 한 곳이라도 일시적으로 폐쇄될 경우 국제 유가는 바로 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이집트발 유가 상승이 본격화되면 다른 지역의 유가도 급등할 것으로 추정된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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