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방미] 공동기자회견 ‘여유’…두 정상 농담에 폭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0일 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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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 농담에 폭소 잇따라..1시간7분 장시간 회견
오바마 "중국의 부상 환영"..후 "상호존중 원칙" 강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9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끝낸 뒤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회담 성과를 발표했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이날 회견은 세계 주요 2개국(G2) 정상의 회견이라는 점에서 전세계 3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예정된 시간보다 늦은 낮 1시27분께 두 정상이 회견장에 입장하면서 시작된 이날 회견은 2시34분께 끝났다.

비교적 밝은 표정의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농담을 종종 섞어가며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회담 결과를 전했고, 이 때문에 5~6차례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그는 후 주석의 다음 방문지가 시카고라는 점을 감안한 듯, "후 주석이 내 고향 시카고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매우 기쁘다. 후 주석은 이 한 겨울의 중간에 시카고를 방문할 만큼 용감하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또 미국이 정말 중국의 성장에 불편한 생각이 없느냐는 다소 공격적 질문에는 "중국의 평화적 부상은 세계에 좋은 일이며, 미국에도 좋은 일"이라면서 "중국의 부상은 경제적으로 막대한 기회를 준다. 우리는 모든 종류의 물건들을 당신들에게 팔고 싶다"고 언급, 또 한번 폭소를 유도하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좀처럼 기자들의 질문을 직접 받지 않던 후 주석 역시 다소 긴장된 표정 속에서도 시종일관 침착하고 유연한 태도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 주석이 공개적으로 질문을 받는 것은 2005년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과의 베이징 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다. 2009년 오바마의 중국 방문 때는 공동성명만 읽은 뒤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이번 회견은 미국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중국 측이 수락해 성사됐다.

이날 미국과 중국 양측에서 각각 2명의 기자가 두 정상에게 질문을 했다.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한 질문도 나왔지만, 티베트 문제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 문제 등과 같은 구체적 질문은 나오지 않아 후 주석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다만 이날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한 미국의 첫 기자 질문에 후 주석이 대답을 않고 넘어가자 한때 미 언론은 후 주석이 인권문제에 대한 답을 회피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후 주석은 미국의 두번째 질문자가 왜 첫 번째 인권관련 질문에 답을 주지 않았느냐고 다시 따지자 "해명하겠다. 기술적 통역 문제와 해석의 문제로 인권에 대한 문제를 못 들었다"면서 "(첫번째 인권관련 질문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 질문인 줄 알았다"고 언급, 한바탕 폭소를 유도하는 것으로 예봉을 살짝 피해갔다.

그러면서 그는 "인권과 관련해 여전히 많은 것들이 중국에서 행해질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의 인권개선 필요성을 시사하는 유연한 입장도 보였다.

그는 또 인권대화에 대한 탄력적 입장도 보였지만, "상호존중과 서로의 내정에 대한 불간섭 원칙에기반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후 주석은 또 "경제.통상 분야에서의 일부 이견에 대해서도 우리는 오늘 논의를 했으며, 상호 존중과 동등한 입장의 협의 원칙에 의해 이 문제를 적절히 계속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 거듭 상호 존중의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열릴 국빈만찬에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이 참석을 거부한 것에 대한 `곤란한' 질문을 받고는 "오바마 대통령이 훨씬 더 대답하기 나은 위치에 있다"고 공을 넘기는 모습도 보였다.

두 정상들은 이날 정상회담 내용에 대해 솔직하고 실용적이며, 건설적인 분위기속에서 대화를 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이날 회견에서도 위안화 환율에 대해 "여전히 저평가 됐다. 추가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오바마의 언급이 나오는 등 두 정상 간의 긴장감도 엿보였다.

한편 이날 회견은 당초 동시통역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모두발언이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들어가면서 동시통역이 제공되지 않는 약간의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견장에 배석한 공화당 출신인 존 헌츠먼 주중 미국대사가 최근 한 인터뷰에서 공화당 소속으로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과 관련된 질문을 받자 "그가 나하고 그렇게 잘 일해 온 것은 공화당의 경선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재치있는 답변을 내놓아 또 한번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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