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자거부 이유는 中·러시아 대북제재 지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일 1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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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과거 중국과 러시아 등 우방의 유엔 대북제재 지지에 불만을 품고 6자회담을 거부했었다는 내용의 미국 외교전문이 공개됐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1일(현지시각) 공개한 주몽골 미국 대사관의 전문에 따르면 북한 김영일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해 8월 몽골-북한간 연례 협의회에서 6자회담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현지 주재 외교단에 양국 협의회 관련 브리핑을 한 J. 숙희(Sukhee) 몽골외교통상부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김 부상이 6자 회담에 매우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북한은 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며 회담은 끝장났다(dead)는 표현까지 썼다고 전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김 부상은 유엔의 대북 제재를 지지한 중국과 러시아를 비난하면서, 이것이 6자회담을 거부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당시 김 부상은 "일본과 한국은 미국의 동맹인데 러시아와 중국까지 이들 3자를 지지하면서 북한은 마치 '5 대 1(five against one)' 상황에 처한 느낌"이라는 말을 했다고 숙희 부국장이 전했다.

김 부상은 이어 "6자 회담의 진정한 목적은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인 만큼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만을 원한다"는 말도 했다.

이 전문에는 또 북한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미국과 대화의 기대를 키웠다는 김 부상의 발언도 담겨 있다.

김 부상은 당시 억류된 여기자 석방을 위해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국과의 양자 대화를 원하고 있다"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그러한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또 김 부상은 "부시 정권 때 양국 관계가 막혔지만 클린턴의 개인적 능력을 통해 진전을 이룰 수 있다"면서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같은 민주당 소속이고 국무장관인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이기 때문"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김 부상은 또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을 만나서도 클린턴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에 '우호적인 사적 이해(good personal understanding)'가 존재한다며, 몽골 정부에 북미 대화 지지를 당부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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