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키르기스에 군사개입 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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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안보기구 긴급회의 열어
오슈市 인근서도 폭동 발생
우즈베크계 주민 탈출 늘어

10일부터 시작된 키르기스스탄 민족분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러시아에선 구소련 국가 안보체제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를 통한 군사적 개입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14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CSTO 긴급회의가 열렸다. AFP통신은 러시아TV를 인용해 “CSTO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현 상황을 더는 좌시할 수 없다”고 말해 개입 가능성에 무게를 더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긴급자금 60만 달러와 구호물품 20만 달러어치를 현지로 보냈다”며 “사태 해결을 위해 유엔, 러시아 등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르기스스탄 과도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15일 현재 138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1800여 명이 다쳤다. 이번 발표 수치는 전날 124명에서 또다시 늘어난 것. 게다가 우즈베크계 지역지도자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슈 시에 매장된 사망자만 200명이 넘는 데다 불에 탄 건물에서 미처 수습 못 한 시신도 많다”고 말해 인명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충돌이 발발한 오슈 시는 지금도 총성과 화염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인근 잘랄아바트 시도 폭동에 휩싸였다. AP통신에 따르면 시내 곳곳 건물들이 방화로 불타고 있으며, 수십 명씩 무리를 지은 폭도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현재 도심광장에만 2000여 명의 무장 세력이 모여들었다. 우즈베키스탄계 주민의 ‘엑소더스(대탈출)’도 점점 규모가 늘고 있다. 피란민을 관리하는 우즈베키스탄 국영센터의 잘라히딘 잘릴라디노프 소장은 “현재까지 약 8만 명이 넘어왔으며 아직 10만여 명이 국경 근처에 있다”고 말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파스칼 바그너 중앙아시아 담당관은 “현재 난민들은 30개 비상캠프에 분산 수용된 상태”라며 “부상자와 어린이, 노약자가 많고 상황이 열악해 국제적 도움이 시급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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