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기름 순환해류 타고 美동부-쿠바까지 갈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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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우주국 위성사진 분석

유럽우주국(ESA)이 멕시코 만에서 유출된 기름의 일부가 멕시코 만의 순환해류로 흘러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되면 유출된 원유가 수일 내에 플로리다 주와 쿠바는 물론이고 미국 동부 해안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ESA는 19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위성사진으로 보면 멕시코 만의 기름이 ‘멕시코의 칸쿤 쪽에서 흘러들어와 미 동남부 해변을 따라 돈 뒤 플로리다의 서쪽 해변을 따라 남하하는 고리 모양새’를 하고 있는 순환해류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SA는 “우주에서 촬영한 위성사진 판독 결과 멕시코 만 해상의 기름 일부가 순환해류에 도달한 것으로 확실하게 파악됐다”고 말했다.

ESA의 성명이 사실이라면 멕시코 만 원유 유출로 인한 기름띠가 플로리다 해협을 거쳐 멕시코 만류를 타고 대서양 쪽으로 이동할 경우 마이애미 등 플로리다 남단 해변은 물론이고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등 동부 해안까지도 오염 피해를 받는 대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순환해류에 합류한 기름은 아직 소량이므로 플로리다까지 도달하지는 않을 것이며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기름이 순환해류에 도달하면 4∼10일이면 플로리다 해안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플로리다 주 출신의 빌 넬슨 연방 상원의원은 “4명의 전문가가 5대의 컴퓨터 모델을 토대로 예상한 바에 따르면 기름띠의 일부가 5, 6일 내로 키웨스트에, 이후 5일 후에 마이애미에 도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멕시코 만 원유 유출 사고가 이 지역에만 서식하고 있는 멸종위기의 희귀 바다거북인 켐프스리들리의 멸종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수백만 년 동안 존재해 온 바다거북 중 가장 작은 종인 켐프스리들리는 원유 유출 사고 발생 후 지금까지 156마리가 죽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때 수만 마리에 이르던 이 바다거북은 지금은 수천 마리만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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