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ESA)이 멕시코 만에서 유출된 기름의 일부가 멕시코 만의 순환해류로 흘러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되면 유출된 원유가 수일 내에 플로리다 주와 쿠바는 물론이고 미국 동부 해안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ESA는 19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위성사진으로 보면 멕시코 만의 기름이 ‘멕시코의 칸쿤 쪽에서 흘러들어와 미 동남부 해변을 따라 돈 뒤 플로리다의 서쪽 해변을 따라 남하하는 고리 모양새’를 하고 있는 순환해류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SA는 “우주에서 촬영한 위성사진 판독 결과 멕시코 만 해상의 기름 일부가 순환해류에 도달한 것으로 확실하게 파악됐다”고 말했다.
ESA의 성명이 사실이라면 멕시코 만 원유 유출로 인한 기름띠가 플로리다 해협을 거쳐 멕시코 만류를 타고 대서양 쪽으로 이동할 경우 마이애미 등 플로리다 남단 해변은 물론이고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등 동부 해안까지도 오염 피해를 받는 대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순환해류에 합류한 기름은 아직 소량이므로 플로리다까지 도달하지는 않을 것이며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기름이 순환해류에 도달하면 4∼10일이면 플로리다 해안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플로리다 주 출신의 빌 넬슨 연방 상원의원은 “4명의 전문가가 5대의 컴퓨터 모델을 토대로 예상한 바에 따르면 기름띠의 일부가 5, 6일 내로 키웨스트에, 이후 5일 후에 마이애미에 도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멕시코 만 원유 유출 사고가 이 지역에만 서식하고 있는 멸종위기의 희귀 바다거북인 켐프스리들리의 멸종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수백만 년 동안 존재해 온 바다거북 중 가장 작은 종인 켐프스리들리는 원유 유출 사고 발생 후 지금까지 156마리가 죽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때 수만 마리에 이르던 이 바다거북은 지금은 수천 마리만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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