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小國 그루지야 ‘파병대국’ 집착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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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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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눈도장 찍고 나토가입 성사위해”
美, 러시아 의식 “나토와 별개” 선그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 아프가니스탄에 3만 명을 추가로 파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뒤에도 프랑스 독일 등 강대국들은 추가 파병을 주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캅카스 지역의 작은 국가인 그루지야는 파병에 적극적으로 나서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그루지야가 약속한 추가 파병 규모는 920여 명. 더욱이 그루지야가 추가 파견 병력을 3300명까지 늘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현실화된다면 그루지야는 미국 영국 독일에 이어 4번째로 많은 병력을 아프간에 파견하는 국가가 된다. 그루지야는 파견 병력을 전투에 투입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그루지야는 이라크에도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2000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사실 그루지야는 그리 넉넉한 형편이 아니다. 인구 461만여 명에 전체 군 병력은 3만7000여 명에 불과하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4700달러 수준이다. 이런 국가가 ‘파병대국’의 반열에 오르고 있는 이유는 미국의 지지를 업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성사시켜 안보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8일 분석했다. 그루지야가 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러시아 때문이다.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그루지야는 지난해 8월 남(南)오세티야의 독립 문제를 놓고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는 등 사이가 좋지 않다. 미국도 그루지야를 지원함으로써 러시아를 견제하고 있다. 미국은 올 1월 그루지야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고, 그루지야에 교관을 보내 군사 훈련을 돕고 있다.

하지만 나토가 그루지야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러시아의 반발을 살 것이 분명한데 굳이 이를 강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3일 열린 나토-그루지야 회담은 그루지야의 나토 가입 문제에 대해 진전 없이 끝났다. 미국도 1월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나토 가입은 (미국의 지원 여부가 아니라) 그루지야가 나토의 기준을 맞출 능력이 있느냐에 달린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또 뉴욕타임스는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그루지야군의 훈련을 지원하는 목적은 러시아를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아프간에서 필요한 전투능력을 높이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인터넷판은 “이는 ‘그루지야의 안보를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안보를 위해서 그루지야를 돕는 것’이라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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