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 비난… 재기의 꿈… 월가 파워맨 ‘피눈물 1년’

  • 입력 2009년 9월 15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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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15일 리먼브러더스의 몰락과 함께 시작된 금융위기는 미국 월가 ‘파워맨’들의 운명을 갈라놓았다. 금융위기 이전 월가의 대명사였던 금융인들이 한순간에 파멸의 길을 걷기도 했고, 금융위기를 계기로 월가를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 반열에 오르는 사람도 있다.

1994년 리먼의 CEO에 올라 월가를 주름잡던 리처드 풀드 씨는 리먼이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회사와 함께 몰락의 길을 걸었다. 금융위기 이후 각종 청문회에 불려 다니며 월가의 탐욕을 상징하는 인물로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다.

뉴욕타임스는 13일 금융위기 당시 월가 핵심 인물들의 근황을 소개한 기사에서 풀드 씨는 3월 직원 3명을 둔 금융컨설팅업체 매트릭스어드바이저스를 차렸다고 소개했다. 직원 3명 중 2명은 리먼에서 데리고 있던 부하 직원이다. 지금도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법원에 불려 다니는 그는 쉴 때는 플로리다와 아이다호 주 저택에서 휴가를 보내며 골프를 하거나 하이킹을 즐긴다고 그의 친구들이 전했다.

메릴린치의 존 테인 전 CEO는 파산 위기에 몰린 회사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매각하는 악역을 맡았다. 그는 회사 매각 후 BoA에서 일하다가 매각 직전 메릴린치 직원들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 1월 BoA를 떠났다. 테인 씨는 실직자 신세로 현재 몇몇 회사 경영인으로 일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그의 대변인이 전했다. 또 2007년 말 모기지 손실 책임을 지고 메릴린치를 떠났던 스탠리 오닐 전 CEO는 현재 알코아 등 몇몇 회사의 이사로 일하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재무장관 출신으로 씨티그룹의 경영을 이끌었던 로버트 루빈 전 회장은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공격적인 투자를 주도해 씨티그룹에 부실을 안겼다는 비판을 받으며 1월 씨티그룹에서 물러났다. 이와 달리 금융위기 이전에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금융위기를 계기로 월가의 스타로 떠오른 인물들도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3월 미국 5대 투자은행 베어스턴스를 사들이는 등 금융위기 이후 탁월한 경영 감각으로 주목받았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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