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정궤도 오르면 출산율 상승 반전”

  • 입력 2009년 8월 7일 02시 59분


“韓-日은 남녀차별 문화로 저출산 지속”

네이처, 美연구논문 게재

‘선진국=저출산’ 통념 뒤집어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경제발전이 일정 수준에 오르면 출산율이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반전되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한국과 일본, 캐나다만 예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연구논문을 최신호에 실었다. 지금까지는 경제가 발전할수록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고 혼인 연령이 높아져 출산율이 낮아진다는 것이 통념이었으나 이번 조사는 이런 통념을 과학적 통계로 뒤집었다.

연구팀은 1975년부터 2005년까지 30년간 선진 24개국의 여성 1인당 평균 출산율과 인간개발지수(HDI·0.0∼1.0)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HDI는 평균수명, 1인당 국내총생산(GDP), 취학률 등을 종합해 산출한 것으로 삶의 질이나 경제발전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HDI 상위 20개국의 지수는 0.93∼0.97 사이에 분포되어 있다.

분석 결과 HDI가 0.85∼0.90에 이르면 출산율이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HDI가 0.88에 이른 1976년에 출산율이 증가세로 반전됐으며,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특히 상위 10위권 국가들의 2005년 평균 출산율은 1.8명을 넘어섰으며 일부 국가들은 이후 계속 증가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한국과 일본 캐나다는 HDI가 0.9를 넘어서도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경제가 일정 궤도에 오르면 출산율이 상승하는 현상에 대해 “경제 및 사회가 발전하면서 보육환경 자녀교육 인프라가 개선돼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예외적인 현상에 대해서는 “남녀 간 격차나 여성이 일하기 어려운 노동환경 등 문화적 요인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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